반도체 18.1조+α 지원에 업계 환영…"소부장 중심 한계" 지적도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24. 6. 2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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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3년 연장하고 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국비 지원
업계 "정부 고심한 흔적", "실질적인 도움될 듯" 평가
"주요국, 글로벌 기업 중심 반도체 패권 경쟁…소부장 중심 지원 한계" 지적도
연합뉴스


정부가 18조 원이 넘는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다음달 부터 즉각 가동하고 반도체 등 국가전력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을 포함한 세제혜택 강화와 인프라 지원 등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며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감안하면 소부장 중심의 우리 정부의 지원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 대출, 세액 공제 연장, 인프라 지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정부는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내놓은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대책을 구체화한 것으로 △금융지원 △세제지원 △인프라 지원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시설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7월부터 시중 최저 금리 수준으로 17조 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국내에 신규 투자하려는 설계‧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모든 분야의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대기업은 일반 대출 대비 최대 1.0%포인트, 중소·중견기업 최고 1.5%포인트 낮은 금리로 산업은행에서 신규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올해 말 일몰되는 국가전략기술세액공제를 3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은 시설투자 시 15~25%, 연구개발(R&D)투자 시 30~50%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세액공제 적용범위도 연구시설 이용료와 기술정보비 등으로 확대된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 산업단지가 적기에 조성될 수 있도록 도로·용수 등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소요 비용 또한 공공부문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및 세법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반도체 첨단패키징 선도기술개발을 사업을 위해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총 2744억 원의 R&D 지원에도 착수한다고 밝혔다.

업계 "산업계 요청 반영…환영"…"소부장 중심 지원 한계" 지적도

연합뉴스

정부의 이런 발표에 대해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는 "정부가 신경을 많이 썼다"고 평가하며 "그동안 산업계에서 요청한 것들이 이번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발빠르게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내놓았다"며 "정책금융 확대와 인프라 지원, 세액공제 연장 등이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고 했다.

올해로 일몰되는 세액공제 연장안은 업계에서 '최소한의 조치'로 요구해왔고, 여야가 뜻을 함께하고 있어 시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지난 25일 시설투자와 R&D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률을 현행보다 10%포인트 일괄인상하고 세액공제 기간도 10년 연장하는 등 오히려 정부·여당보다 과감한 '야당표 K칩스법' 추진 계획을 밝힌 상태에서 세액공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용인 산업단지 인프라 조성 등도 업계에서 꾸준히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저금리 정책금융 지원도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에게는 도움이 될 전망된다.

다만 정부 지원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패권 전쟁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527억 달러)과 유럽연합(EU·430억 유로), 일본(253억 달러) 보조금을 지급한 대상은 모두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이다.

미국 정부는 특히 파운드리 재진출에 나선 자국 기업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총 19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는데 인텔은 이런 지원에 힘입어 향후 5년간 1천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방침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공장 하나 짓는데 수십 억원, 미세공정 필수장비로 꼽히는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한 대가 수천억원"이라며 "산업 특성상 중소기업을 키운다고 생태계가 형성되는것 아니고 대만 정부도 TSMC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미디어텍(반도체 설계), ASE(후공정) 등의 기업이 나온 것인데 산업적 특성이 반영되지 못한 지원책이 이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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