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로 돌파"…철강·이차전지 '쌍두마차' 뚝심 투자[장인화 취임 100일㊦]

최동현 기자 2024. 6. 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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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철강재·전기차 캐즘에 양대 축 '휘청'…어깨 더 무거워진 장인화
해법은 '초격차'…"저탄소 철강·이차전지 풀 밸류체인으로 초일류 달성"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21일 오후 포스코 포항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제공) 2024.3.2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철강과 이차전지소재를 쌍두마차로 포스코그룹을 초일류로 이끌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 후 석 달간 변함없이 강조한 일성이다. 임기 한 달째가 되던 날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에서도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첫손에 꼽았고, 100일 동안의 현장 경영에서 가장 먼저, 자주 찾은 곳도 포항·광양 제철소와 양·음극재 사업장이었다.

장인화 회장은 오는 28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본업(本業)인 철강업은 글로벌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저가의 수입산 철강재가 밀려들면서 시장 점유율까지 앗아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Chasm·캐즘) 여파로 이차전지소재 사업도 악전고투 중이다.

◇'데스 밸리' 지나는 철강·이차전지소재…어깨 더 무거운 장인화

업계는 철강과 이차전지가 '데스밸리'(Death Vally) 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 "철강과 이차전지 업황 모두 바닥을 지나는 구간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철강 업황 회복 지연과 이차전지 사업의 성장 둔화에 따른 불가피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포스코그룹의 모태 사업인 철강 부문은 부진을 거듭 중이다. 철강 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 8조 440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5570억 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원재료와 고정비 상승, 중국·일본발 철강 제품 공급 과잉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도 힘겨운 시기다. '전기차 캐즘'으로 이차전지소재부터 완성차(OEM)까지 전·후방 산업 전반이 침체한 데다,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도 4월 10일 ㎏당 110.5위안(2만 1050원)에서 이달 25일 기준 87.5위안(1만 6669원)으로 21% 하락하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새롭게 출범한 경영진은 기존 사업 점검을 통해 현 사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2026년까지 리튬, 니켈, 양극재, 음극재 부문 투자 시점을 일부 연기하고, 비주력 한계사업은 구조조정하겠다는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1일 세종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천연흑연 음극재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 5. 21.(포스코 제공)

◇"친환경 철강·이차전지소재 풀 밸류체인 투자로 초일류 달성"

장 회장이 내놓은 해법은 '초격차 경쟁력'이다. 철강은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고품질의 친환경 생산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이차전지소재는 광물부터 양·음극재로 이어지는 '풀 밸류체인'(Full Value Chain)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뚝심 있게 밀어붙일 계획이다.

장 회장의 구상을 담은 것이 포스코그룹의 '7대 미래혁신 과제'이다. 구체적으로 △철강 경쟁력 재건 △배터리 소재 본원 경쟁력 쟁취 및 혁신기술 선점 △사업 회사 책임경영체제 확립 및 신사업 발굴체계 다양화 등이 담겼다. 새 경영비전은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으로 잡았다.

먼저 포스코는 고유 수소환원제철공법인 '하이렉스'(HyREX)를 토대로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30년까지 기술 개발을 마치고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제조 공정에 접목해 매년 1조 원 이상의 원가 절감도 추진한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미래 성장가치가 높은 리튬 염호, 광산 등 우량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유망 선도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풀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고체전해질, 리튬메탈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R&D)도 과감히 투자해 미래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스틸 다이내믹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녹색전환(GX)과 디지털전환(DX)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하이렉스' 상용화를 통해 저탄소 설비 체제를 완성해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장 회장은 "자동차 시장은 결국 전기차로 전환될 것"이라며 "리튬·니켈 등 원료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원료부터 양·음극재, 차세대 배터리 소재기술 개발까지 풀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흔들림 없는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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