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23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발표…"北상황 근본 변화 없다"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국무부가 26일(현지시간) 북한 정부가 종교 활동에 관여하는 개인들에 대해 처형과 고문, 체포 및 신체적 학대를 지속하고 있다며 종교의 자유 침해에 대한 강한 우려를 거듭 제기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간한 '2023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014년 북한 인권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2014년 COI 보고서에선 북한 당국에 의해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거의 완전히 부정당하고, 많은 경우 정부가 반인륜적 범죄 성격의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확인했다.
국무부는 또 보고서에서 북한 헌법에 '종교가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거나 국가나 사회 질서를 해치는 구실로 이용돼선 안 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2022년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계속 부인되고 있으며, 당국에 의해 용인되는 대안적인 신념 체계도 없다'고 보고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2023년 중반부터 일부 완화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내 이동 제한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정보를 더욱 감소시켜 종교 단체와 관련된 학대 사례와 추정에 대한 세부 사항을 검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비정부기구들의 보고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5~7만명의 주민을 감옥에 가둔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국제변호사협회의 2022년 보고서를 인용해 "감옥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들보다 지속적으로 더 가혹하고 장기간의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을 공동 발의한 사실을 거론, "결의안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다시 규탄하고, 의견과 표현, 종교 또는 신념을 표하는 개인에 대해 종교적 이유로 사형시키고 인권을 침해하는 데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미국 정부는 다른 다자 포럼과 특히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과의 양자 협의에서 북한의 종교적 자유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1년부터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해 왔고, 지난해 12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CPC로 재지정한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기술에서 "종교 단체, NGO 및 국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종교 단체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고 국가 또는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종교 신봉자들의 활동과 개인 자유를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당국이 파룬궁 신자,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티베트 불교도 등에게 해외에서 신체적 감시와 디지털 감시를 했고, 중국에 있는 그들의 가족을 괴롭히고, 구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박해했다는 NGO 및 개인의 주장을 보고서는 소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 발간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도의 인권 상황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은 그간 중국 견제 등을 위해 인도와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에서 우리는 개종을 적대시하는 법률, 소수 종교 신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과 예배 공간 및 가옥 파괴 등의 우려스러운 증가를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의 종교의 자유와 관련,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자들의 대체 복무 기간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문제 제기 상황, 일부 대구 시민들의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상황 등을 소개했다.
미국 국무부는 1998년 발효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 종교의 자유 실태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또 종교 자유를 조직적으로 탄압하거나 위반하는 국가들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올해도 연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북한은 지난해(발표 시기는 올해 1월)까지 22년째 종교의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됐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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