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를 잡아라... 원희룡은 얼싸안고 한동훈은 "만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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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이끄는 만큼 당원 표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후보와 가까운 재선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홍 시장이 총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장시간 면담을 한 직후부터 한 후보를 저격하기 시작한 만큼 윤심이 실린 것 아니겠느냐"며 "홍 시장 또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걸 당원들이 알기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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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 잠룡으로 한동훈 견제" 시각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이끄는 만큼 당원 표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나경원·윤상현·원희룡 후보가 잇따라 홍 시장을 찾아가 지원사격을 기대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와의 만남은 매몰차게 거절했다. 차기 대권 경쟁자인 홍 시장과 한 후보의 신경전이 벌써 시작된 셈이다.
나경원, 윤상현 이어 원희룡도 홍준표 예방...한동훈만 불발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일찌감치 홍 시장을 만나 눈도장을 찍었다. 원희룡 후보는 26일 대구시청으로 찾아가 홍 시장을 만났다. 당대표 후보 4명 가운데 만남이 불발된 건 한동훈 후보가 유일하다. 한 후보 측이 두 차례 이상 예방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타진했지만 홍 시장이 거절했다.
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만나지 않겠다고 하시니 뵙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 시장의 부정적 반응을 먼저 밝히며 그와의 만남에 더는 미련이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나·원 힘 합치라"며 한동훈 압박
홍 시장도 거절 경위를 상세히 설명하며 한 후보에 각을 세웠다. 홍 시장은 원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한 후보가 제3자를 통해 25일과 27일 방문 의사를 타진했다'고 공개하며 "만날 이유가 없다. 정당사에 총선 참패하고 물러난 사람이 다시 전당대회에 나온 전례가 한 번도 없다”고 직격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2017년 5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에 나갔다가 낙선한 뒤 약 두 달 만에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로 당선됐다. 다만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던 만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논리로 보인다.
홍 시장은 그러면서 원 후보에 대해 “원 장관 같은 사람이 당을 맡을 때가 됐다. 당원들이 좀 알아줬으면 한다”고 한껏 힘을 실어줬다. 홍 시장은 비공개 면담에서도 “나경원 후보와 서로 척지지 말고 방향, 생각, 정치 경험 등 공통된 부분이 많으니 잘 협력하고 힘을 합쳐서 가 달라”고 말했다. 한동훈 대세론에 맞서 결선투표를 노린 '비한동훈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기 대권 잠룡으로 한동훈 견제" 시각도
이처럼 홍 시장이 한 후보를 밀어내는 것을 놓고 여권에서는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외부 출신 한 후보를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당시 당의 터줏대감 격인 홍 시장은 정치 신인이자 외부 인사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쓰린 경험이 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세훈 시장 같은 미남이 셀카를 찍으면 이해가 간다"면서 한 후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재차 드러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홍 시장의 이 같은 몽니가 판세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한 후보와 가까운 재선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홍 시장이 총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장시간 면담을 한 직후부터 한 후보를 저격하기 시작한 만큼 윤심이 실린 것 아니겠느냐"며 "홍 시장 또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걸 당원들이 알기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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