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앞세운 'K-조달' 해외서 존재감 키운다..수출 실적 '역대 최대'

대전=허재구 기자 2024. 6. 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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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근 조달청장(오른쪽에서 첫번째)이 혁신제품 등록 기업인 경기 시흥시 로드원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조달청

'혁신제품'을 앞세운 'K-조달 기업'이 해외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한국 수출지도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과 공공조달 구매력이 반영된 '혁신제품'이 해외조달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면서 한국 수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조달청에 따르면 혁신기업 등을 포함한 해외조달시장 진출유망기업(G-PASS)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1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G-PASS' 기업 수출 '역대 최대'
실제로 조달청은 6조2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해외 정부조달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해외조달시장진출 가능성이 높은 유망 중소기업(G-PASS)을 선정, 해외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범구매 사업을 통해 시장에 막 나온 혁신제품을 대상으로 초기 판로와 성능 향상을 위한 국내·외 현장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구매시 수의계약 등의 혜택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G-PASS' 기업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13년 95개 기업으로 출발한 G-PASS 기업은 올해 1293개사로 13배 이상 크게 늘며 해외조달시장 개척을 이끌고 있다.

K-조달 기업 혁신제품의 수출 증가 요인은 국내에서 검증받은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의지와 조달청의 체계적인 수출 지원이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혁신조달 정책 지원을 받고 있는 '혁신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혁신성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수출로 이어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게 조달청의 설명이다.
우리 기업 혁신제품, CES 혁신상 수상 등 해외시장에서 주목
올해 1월에 열린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24'에서는 K-조달을 대표하는 11개 혁신제품이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혁신상'은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박함회 참여 기업들의 제품 중 기술성과 혁신성이 뛰어난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혁신상을 수상한 11개 혁신제품은 글로벌 각축전이 치열한 인공지능·로봇 등 첨단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친환경·건강·안전 등 소비자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연이은 혁신기업들의 CES 혁신상 수상은 혁신조달 정책이 기술 혁신형 기업의 탄탄한 성장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조달청은 혁신제품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신성장·신산업 육성, 국민체감 공공서비스 개선, 해외실증 확대 3대 분야에 혁신제품 시범구매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혁신제품 발굴 및 활성화를 통해 미래 신성장·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15대 프로젝트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한편, 에너지·딥사이언스·바이오 등 미래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시범구매도 확대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전통 주력산업에 대해서는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한 혁신제품을 중심으로 시범구매하고 소재·부품·장비 산업으로 대상을 확대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국제기구 등 해외조달시장 수요을 면밀히 분석해 해외시장진출 유망 혁신조달기업을 발굴·육성하고, 혁신제품 해외실증 등 전략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해외시장공략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조달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친환경 기자재, 재난·안전, 첨단 기계장치, 농·식료품,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핵심 5대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제품 및 관련 기업들이 실제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혁신제품을 정부가 먼저 구매해 해외기관에 제공하는 '혁신제품 해외 실증 사업'을 70억원 규모로 지난해(12억원)보다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국내 조달기업들에게 해외진출 전 단계에서 실수요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해외조달 특화 바우처'도 신규로 지원하고 있다. 조달기업들의 수요가 높은 해외조달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교육대상도 기존 청년 및 학생에서 조달기업 재직자까지 대폭 확대해 내년까지 1400명의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조달청
12개 관계부처와 범정부 지원방안 마련
정부는 최근 이같은 다양한 지원책의 효과를 높이고 부처간 협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12개 관계부처와 손잡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혁신적 조달기업 제품의 성장과 도약을 위해 공공판로에 더해 민간 마케팅, 금융·투자, 전문인력, R&D(연구개발) 등을 범부처가 협업해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혁신제품 단가계약 확대, 임차·구독까지 수의계약 등이 가능한 유연한 계약방식을 도입하고 각 부처로 나눠진 혁신제품 신청 및 지정 플랫폼과 시범구매사업은 조달청으로 일원화해 공공조달체계를 효율화한다.

중기부 중소기업 전용 판로채널, 코바코의 방송광고비 할인 등 부처간 협업을 통해 민간판로를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KDB산업은행·디캠프 등 은행권과 협력해 대출금리 및 보증수수료 우대 등 정책금융도 지원한다.

외교부와 중기부, 산업부 등 각 부처와도 협업해 해외인증 취득을 지원하고 혁신제품 ODA(공적개발원조) 참여도 활성화 중이다. 해외에서 혁신제품 수입의사가 확인되는 경우 기업을 신속히 선별·매칭해 특성에 맞게 각 부처 수출지원프로그램으로 연계하는 '해외수요 신속대응 패키지'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조달청은 지난달에도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아시아개발은행,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고위급 면담을 진행하며 K-조달의 해외진출 확대에 나섰다. 이번 방문에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공공조달의 글로벌 동향을 파악하고, 혁신제품 등 우리 기업의 판로 확보 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앞으로 친환경 기자재, 재난복구·안전 등 국제적으로 조달 수요의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제기구 진출이 취약한 식음료 분야에 대한 수출 유망기업 발굴에도 힘쓰는 등 해외조달시장 진출 맞춤형 종합지원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해 수출 현장에서 우리 조달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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