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통령, 대규모 시위 부른 증세안 "철회하겠다"…최소 23명 사망

김예슬 기자 2024. 6. 2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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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서 증세 법안으로 전국적인 반대 시위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사망한 가운데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증세안을 철회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토 대통령은 이날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2024년 재정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이 법안은 이후에 철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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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안 철회에도 "목요일에 만나자" 시위 의지 굳건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증세 반대 시위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4.6.2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케냐에서 증세 법안으로 전국적인 반대 시위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사망한 가운데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증세안을 철회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토 대통령은 이날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2024년 재정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이 법안은 이후에 철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케냐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매우 큰 메시지를 존중하면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루토 대통령은 "법안 통과 이후, 국가는 법안 통과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 표명을 경험했으며, 유감스럽게도 인명 손실, 재산 파괴, 헌법 기관 모독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케냐 국회는 이날 27억 달러(약 3조7570억 원) 상당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재정법을 통과시켰다. 생필품, 자동차, 모바일 송금 수수료 등에 부과되는 세금을 일제히 올리는 법안에 성난 국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의회에 난입했다.

이에 보안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했고, 폭력사태가 번지며 최소 23명이 숨졌다. 부상자만 2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냐 정부의 증세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5일(현지시간) 나이로비 거리로 나와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하는 경찰 앞에서 케냐 국기를 흔드는 시민의 모습. 2024.06.25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이번 증세 반대 시위는 뚜렷한 주체 없이 주로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케냐 시민사회단체인 경찰개혁실무그룹(PRWG)은 성명에서 "경찰이 의회 밖에서 비무장한 젊은 시위자들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폭력은 밤까지 계속됐다"며 "경찰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 나이로비에서 여러 사람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루토 대통령은 "이런 불행한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국가는 여기에서 출발해 미래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시위의 최전선에 있는 젊은이들과 교류해 그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증세안 철회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위대는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혼합한 '#tupatanethursday'(목요일에 만나요)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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