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산업과 함께 크는 대학… 지역 발전 이끄는 리더될 것”
충북대와 통합 ‘글로컬대학’ 선정… 학과 통합, 캠퍼스 재배치 등 논의
캠퍼스 옆 충북대병원 유치 추진… 낙후된 의료 인프라 향상 기대
지역 산업 연계한 대학 특성화로… 청년 정주 늘려 지방소멸 막아야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로 충청권의 경우 향후 15년 내 신입생 4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학도 기초학문 연구와 인재 배출뿐 아니라 지방 정부와 함께 지역 특화산업 연계를 통한 지역 산업 선도 및 발전의 핵심이 돼야 합니다.”
윤승조 국립한국교통대 총장은 21일 충북 충주시 교통대 본관 총장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지역 국립대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교통대는 지난해 교육부가 추진한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충북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선정돼 앞으로 5년간 국비 100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윤 총장은 충북대와의 통합 절차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충북대와의 통합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대학 간 통합은 교직원,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이해관계자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크다. 대학 간 통합은 양 대학 총장이 합의한 원칙에 따라 연합 형태가 아닌 화학적 통합이란 전제하에 지역 산업과 연계된 캠퍼스 재배치가 이뤄져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양 대학 공동으로 유사중복학과 통합 용역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통합 및 캠퍼스 재배치 안을 모든 대학 구성원과 소통하면서 마련해 충북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 협의에서 장애물은 없나.
“28일까지 양 대학의 통폐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아직 통합대의 교명, 대학본부의 위치 그리고 학사구조 개편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양 대학의 입장 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사중복학과 통합과 충북 특화산업과 연계한 캠퍼스 재배치 안에 대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 양측의 상호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원화 캠퍼스로 할 수도 있는데 유사학과 통폐합을 꼭 해야 하나.
“지금까지 대학 통합 사례를 봤을 때 캠퍼스 고사(枯死)를 막기 위한 유사학과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멀티캠퍼스식 융합이나 백화점식 학과 나열은 캠퍼스 공동화 및 불균형 그리고 지역사회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 교통대만 해도 계약직을 포함해서 대학 교직원만 1000여 명이다. 대학이 미치는 지역적 영향력도 크다. 통합의 시너지를 내려면 비슷한 학과들이 뭉쳐 연구 영역도 넓히고 좋은 아이디어도 공유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교통대의 경우 모빌리티와 2차전지 관련 공학 계열에 강점이 있고 충북대의 경우 반도체 분야에 강점이 큰 만큼, 이에 특화된 캠퍼스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유치 의지가 강하다.
“충북대병원 충주병원(분원) 유치는 2022년부터 충주 지역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추진 사업으로 충주 바이오헬스 국가산단의 핵심 요소다.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보완 요청이 있어 자료를 보완해 제출했고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교통대는 현재 바이오헬스 국가산단에 예정된 충주분원 부지를 교통대 충주캠퍼스 인근 부지로 변경하고, 치과대학 및 병원을 포함한 의료 클러스터를 제안하고 있다. 충주 주민들은 현재 의료 인프라가 낙후돼 아프면 서울로 가서 진료를 받는 실정이다. 분원 유치는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주민까지 모두 염원하는 사업이라 기대가 크다.”
―치대 유치에 대한 지자체 요구도 크다고 들었다.
“현재 치대가 없는 광역자치단체는 제주와 충북뿐이고, 이 때문에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다. 충북 내 두 대학이 통합하는 만큼 주민들이 염원하는 치대 유치도 꼭 이뤄졌으면 한다.”
―학령 인구 감소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정부에선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대비와 청년층의 지역 정주를 통한 지방 활성화를 위해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은 단순 학문 연구 기관이 아닌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리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대학이 백화점식 대학 학사구조 대신 지역 산업과 연계된 특성화를 통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주와 증평 바이오 산단 등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많이 들어오는 만큼 대학도 이런 흐름을 잘 살려 지역 정주 인원을 늘려 나가고자 한다.”
충주=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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