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스마트도시’ 부산의 청사진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2024. 6. 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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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국토교통부는 얼마 전 태국 방콕과 필리핀 마닐라에서 스마트시티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스마트도시와 ICT 기업의 동남아 진출 지원을 위해 기획된 것이다. 세계 각국이 스마트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개발도상국이 한국을 스마트도시 강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정부는 이를 수출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스마트도시 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리나라의 스마트도시 정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스마트도시 정책을 추진했다. IT 기술 강국이자 도시개발의 경험이 많아 가능한 선구적인 조치였다.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통신기술과 건설기술을 융합한 유비쿼터스 도시를 목표로 2014년부터 지자체별로 계획이 수립되었다. 2017년 이 법은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었다. 이후 스마트도시 정책은 초기 목표인 유비쿼터스 도시환경 조성에서 범위와 내용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개념의 도시 공간·인프라·공공시설 계획을 모색하는 것이 스마트도시 정책의 골자다.

지난달 수립된 4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은 스마트도시법에 따라 정부가 5년마다 수립하는 계획으로, 정책 비전과 체계적인 스마트도시 조성 방안을 내용으로 한다. 지속가능한 공간모델 확산, 민간 친화적 산업생태계 조성, K-스마트 도시 해외 진출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한다. 실천 과제로 지역소멸 대응 스마트 서비스 보급과 국가 시범도시 완성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부분도 눈에 띈다. 세종 및 부산 국가시범도시를 세계적 수준의 스마트 선도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특히, 부산의 에코델타시티는 신재생에너지 특화기술과 로봇 서비스를 도입, 운영 중이다.

법에서 정하는 바대로 각 지자체는 스마트도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4차 계획 전까지는 정부나 지자체의 계획은 기술요소 부분에 비하여 구체적인 도시계획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스마트도시 정책에 기술적 요소가 강조되는 것은 당연한 요구지만 도시개발과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혁신에 따른 도시계획 역시 필요하다. 현재의 도시기본계획이나 지구단위계획 등에서의 구체적인 스마트도시 구현 방법이나 개발·정비사업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산시는 ‘미래 도시형 정비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부산형 정비계획 입안요청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민이 입안권자에게 정비계획 입안을 요청하고, 시가 기본방향을 제시하여 정비계획과 개략적인 건축계획 등 기준을 수립한다. 이는 스마트도시 종합계획에서 목표로 하는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민간 친화적이며 거버넌스 강화라는 추진 방향과 일치한다. 또한 도로와 공원 위주의 기반시설 계획에서 지역을 연결해 소통 범위가 확대되도록 다양한 생활 사회간접자본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변경하는데, 이 부분에 스마트도시 정책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4차 스마트도시계획에서 제시하는 지방도시 중심의 헬스케어나 안전설루션 등 생활밀착형 스마트 서비스 도입 확산을 위해 주택개발이나 정비사업에서 이를 도입하도록 독려하는 방안도 추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정비사업에서 공공에 제공되는 공원이나 주차장 시설에 주차공유 설루션이나 재해·재난 예방 관제시스템 설치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스마트도시 기술 보급을 확산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미래도시에는 기술적 변화의 반영과 사회적 이익 극대화를 위해 새로운 공간모델 구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민의 도시서비스 수요에 미리 대응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도시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도시계획에 스마트도시 정책을 반영하기 위해 구체적인 세부정책부터 입법까지 필요할 수 있으나 경제적·생활적·사회적 차원에서 상당한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그러한 수고는 전혀 아깝지 않다고 할 것이다. 스마트도시 계획과 에코델타시티의 성공을 시작으로 부산이 세계적인 스마트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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