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유튜브뮤직의 독주

경기일보 2024. 6.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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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은 흔히 음악이라는 예술의 하위 장르로 분류된다.

대중음악 시장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이른바 '토종 음원 플랫폼 3강' 체제가 그럭저럭 유지됐다.

유튜브뮤직의 음악시장 독점은 이른바 '끼워 팔기' 전략이 주효한 측면이 크다.

영상을 함께 제공하는 풍부한 콘텐츠와 듣고 싶은 음악들을 모아 만든 플레이리스트 등 음원 외에 즐길거리가 수두룩한 유튜브뮤직을 외면할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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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대중음악은 흔히 음악이라는 예술의 하위 장르로 분류된다. 동시에 우리 사회 구성원의 상징적 사회작용 또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기제로 인식된다. 논의를 확장하면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의 주류이자 대중의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작동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적 장치로 기능한다.

대중음악 담론을 굳이 소환한 이유는 작금의 토종 음원 플랫폼 위기를 짚어보기 위함이다. 대중음악 시장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이른바 ‘토종 음원 플랫폼 3강’ 체제가 그럭저럭 유지됐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기준으로 멜론 846만명, 지니뮤직 491만명, 플로 304만명 등은 토종 음원 플랫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이러한 구도는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3년 사이에 토종 음원 플랫폼 이용자 수가 격감해 멜론 150만명, 지니뮤직 180만명, 플로 80만명 등 무려 410만명이 빠져나갔다. 토종 음원 플랫폼을 떠난 그 많은 이용자는 어디로 갔을까. 같은 기간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뮤직 이용자 수 추이를 보면 이런 의문은 쉽게 풀린다. 2024년 5월 현재 유튜브뮤직 이용자 수는 720만명으로 3년 전 같은 기간 337만명에 비해 무려 383만명이나 늘었다. 산술적으로 ‘토종 음원 플랫폼 3강’ 이탈자의 대부분이 유튜브뮤직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음원 플랫폼 ‘독식’에 가깝다.

토종 음악 플랫폼의 위기는 매출 격감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플로와 벅스는 올 1분기 매출이 10%가량 줄면서 적자를 기록했고, 지니뮤직은 전자책 자회사 밀리의서재 덕에 매출이 늘었지만 음악 사업만 떼어 놓고 보면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뮤직의 음악시장 독점은 이른바 ‘끼워 팔기’ 전략이 주효한 측면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이 유튜브 구독권에 유튜브뮤직을 끼워 팔아 독과점 지위를 남용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것은 음원 시장의 공정성 훼손 시비를 가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캡티브 마켓’(그룹 계열사를 활용한 마케팅)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음원 끼워 팔기(결합 판매)의 위력은 토종 음원 플랫폼에서도 일찌감치 입증된 바 있다. 지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멜론은 SK텔레콤 계열이던 2004~2018년 SK텔레콤 요금제를 쓰면 최고 50%까지 구독료를 할인하는 서비스로 이용자 수를 늘렸고 지니뮤직 역시 KT통신사를 사용하면 1개월 무료 또는 6개월 30% 할인 정책으로 몸집을 키워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의 부진과 유튜브뮤직의 독점은 냉혹한 시사점을 던진다. 토종 음원 플랫폼은 유튜브뮤직의 끼워 팔기 혐의가 인정되길 학수고대하겠지만 관건은 혐의가 인정되면 유튜브뮤직의 거센 질주도 함께 멈출 것인지다. 영상을 함께 제공하는 풍부한 콘텐츠와 듣고 싶은 음악들을 모아 만든 플레이리스트 등 음원 외에 즐길거리가 수두룩한 유튜브뮤직을 외면할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새길 필요가 있다.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토종 음원 플랫폼이 풀어야 할 숙제는 어쩌면 단순할 수 있다. 결제 수수료 개편 등 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것에 앞서 빠르게 변하는 음원 플랫폼 이용자의 눈높이와 수요에 맞춘 대대적인 서비스 혁신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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