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디아] 임시 경기장 짓고 자재는 재활용

김영준 기자 2024. 6. 27. 01: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올림픽 선언… 흑자 대회 야심 파리
25일(현지 시각) 에펠탑 앞에 설치된 카운트다운 시계가 파리 올림픽 개막 30일 앞을 가리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2억1500만달러(약 3000억원) 흑자였다. 그걸 보고 세계 여러 도시에서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뛰어들었다. 1988년 올림픽 경쟁은 서울과 나고야 2곳뿐이었는데, 2004년 올림픽은 12도시가 경쟁을 벌였을 정도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유치 경쟁이 치열해져 필요한 입찰액은 커졌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 올림픽은 ‘돈 먹는 하마’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2000년대 들어 흑자를 남긴 하계 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유일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치른 그리스가 국가 부도에 빠지고, 2016년 올림픽 개최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도 재정난에 시달렸다. 2024년 올림픽 유치에 참가한 도시는 파리와 LA, 두 곳뿐.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파리에 2024년 올림픽, LA에 2028년 올림픽 유치권을 사이좋게 나눠 줬다.

파리는 이번 올림픽을 대하는 경제적 각오가 남다르다. 파리는 올림픽 개최 예산으로 약 100억달러(약 13조원)를 잡았다. 2021년 도쿄 올림픽(약 350억달러), 2016년 리우 올림픽(약 131억달러), 2012년 런던 올림픽(약 133억달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약 527억달러) 때보다 적다.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비용이 늘었고, 베이징 올림픽 땐 도로·철도·공항 등 사회 기반 시설 등을 대거 새로 지어 경비가 많이 들어갔다.

파리 올림픽도 대회를 치르면서 실제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애초 예산 자체도 이전 대회들이 잡았던 예산보다도 적다. 파리는 경기장 건축 비용을 아껴서 예산을 줄였다. 경기장 건축은 올림픽 개최 비용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건설 비용 자체도 문제지만 대회 이후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다.

파리는 기존 시설 ‘재활용’을 통해 비용 절감을 노렸다. 이번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35개 중 신축 경기장은 아티스틱 스위밍·다이빙·수구가 열리는 ‘아쿠아틱스 센터’와 배드민턴·리듬체조가 열리는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 두 곳뿐이다. 나머지는 에펠탑(비치발리볼)·앵발리드(양궁, 마라톤, 사이클 도로)·그랑팔레(펜싱, 태권도)·베르사유궁(승마, 근대5종) 등 유명 관광지에 대회 후 철거할 임시 경기장을 설치하거나, 스타드 드 프랑스(축구)·롤랑가로스(테니스) 등 기존 경기장을 활용한다. 덕분에 건축비가 전체 예산 중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대회 후 임시 경기장에서 떼어낸 자재는 재사용·재활용할 계획이며, 신축 경기장 2곳은 빈민가 주민 교육을 위한 시설로 쓰거나(아쿠아틱스 센터), 복합 문화 시설(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로 거듭날 예정이다. 국제 신용 평가 기관 S&P는 “올림픽 개최가 프랑스와 파리시 재정에 해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경기장 95%가 이미 지어진 시설이거나 큰 공사가 필요하지 않은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