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이후 최악의 조건… 기적 일으키겠다

진천/이영빈 기자 2024. 6. 2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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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 한 달 앞으로
26일 수영 대표 황선우가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막판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최소 규모로 올림픽에 나서는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더 보완할 점이요? 걱정 없습니다.”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남자 양궁 대표로 파리로 향하는 김제덕(20)은 “남은 기간 뭘 보완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다음 달 27일 개막하는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훈련 현장을 외부에 공개하고 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김제덕 장담과 달리 이번 파리 출정 분위기는 전과 달리 다소 어둡다. 한국은 21종목 140여 명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축구를 비롯해 배구, 농구 등 선수단이 많은 구기 종목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3년 전 도쿄 대회 354명과 비교해 100명 넘게 줄었다. 1976 몬트리올 대회(50명) 이후 최소 규모다. 더 고민은 성적이다. 대한체육회는 파리올림픽 성적을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권 내로 예상했다. 2012 런던 금메달 13개(5위), 2016 리우 9개(8위)에 이어 2020 도쿄에선 금 6개(16위)에 그쳤는데 그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 5개면 1976 몬트리올(1개) 이후 가장 저조하다. 그런 환경 탓인지 이날 선수단은 “위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래픽=김현국

◇예상 뛰어넘는 저력 다짐

정강선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대표팀 선수단장(전북체육회장)은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스포츠가 반등할 수 있느냐 분수령이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는 사격 여갑순, 마라톤 황영조 등이 깜짝 금메달을 따내면서 당시 기준 원정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도 분위기를 타면 예상 이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재근 선수단 총감독(선수촌장)도 “예상인 금메달 5개는 가능성만을 따진 것이다. 그 외 종목에서도 희망이 보인다. 스포츠는 경기가 끝나야 결과가 나온다. 한번 지켜봐달라”고 했다.

이를 위해선 최근 부진했던 메달 종목들 분발이 필요하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금맥이 끊긴 유도는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허미미·김민종이 동반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당시 동메달을 따낸 여자 유도 김하윤(24)은 “세계선수권에서 성적이 너무 좋았다. 아무래도 올림픽 때 기대를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입상에 실패해 온 탁구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주세혁 남자 탁구 감독은 “반드시 메달을 따 오겠다”고 했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노리는 남자 수영은 기대가 크다. 지난 도쿄 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황선우(21)는 “도쿄 때는 막내였지만, 지금은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무관중이었던 도쿄와 달리 파리에서는 관중이 많이 들어차니까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민(23) 역시 지난 세계선수권 400m 금메달로 기대가 커졌다. 한국 수영 역대 최고 성적은 박태환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혼자 따냈던 금 1개, 은 1개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지난 23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예열을 마쳤다. 홍승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대한체육회가) 양궁 금메달을 3개로 예상했던데, 그 정도는 무난하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개인전에서 다소 흔들리고 있고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한 여자 대표 선수들이 불안 요소다.

역도에선 박혜정(고양시청)이 새 역사에 도전한다. 그는 한국 역도 여제인 장미란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는다. 박혜정은 “첫 올림픽이어서 많이 떨린다. 금메달은 아니어도 메달권에는 꼭 들어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위와의 전쟁 비상

대회 기간 파리 한낮 기온은 40도가 넘을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 약 5000명이 무더위로 숨진 도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대회에선 친환경을 이유로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 남자 기계체조 김한솔(29)은 이날 “근력을 많이 쓰는 종목인 만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데, 많이 더우면 뛰어오를 때 부담스러울 것 같다.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등 8국은 휴대용 에어컨을 가져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선수단도 이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선수들이 착용할 ‘쿨링 재킷’을 공개했다. 2시간 넘게 사용할 수 있고 찬물이나 냉장고에 두면 10분 내외로 빠르게 냉각된다. 휴대용 배터리를 활용한 쿨링 기기도 공수해 밤에 선수 숙소에 찬 바람이 들도록 할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무더위를 견딜 수 있게 종목별 스태미너식도 준비를 마쳤다. 선수촌 조리사들이 그대로 파리에 가서 선수들이 늘상 먹던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26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탁구 국가대표 장우진이 훈련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2024파리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가 열린 26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역도에 출전하는 김수현이 공개훈련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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