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차관, ‘의새’ 논란에 “발음 샌 것… 의협 인사도 같은 실수”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료계 비상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집단 이탈한 지 넉 달 만에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처음 대면했지만,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책임 공방만 벌였다.
조 장관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부족한) 1만명 수급을 맞추기 위해 복지부 장관 책임하에 정책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하지만 임 회장은 “현 사태는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손댄) 복지부 차관과 공무원들이 만든 것”이라며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에게 복지부가 미래에 꿈이 없다는 메시지를 줬고 그들을 범죄자, 노예 취급했기 때문에 돌아올 가능성은 0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의새’ 발음 논란과 관련해 “발음이 샌 것이다.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지난 2월 브리핑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고 말했는데, 이때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는 비판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의새’는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이어 박 차관은 “당시 (의협 비대위) 대변인 역할을 맡은 주수호 위원장도 그런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의료계도 비슷한 말실수를 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의 과거 발언들도 도마에 올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회장에게 “저한테 미친 여자라 그러셨죠?”라며 과거 발언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2021년 민주당 대변인이던 강 의원이 수면 내시경 환자를 성폭행한 의사에게 의협이 회원 자격정지 2년 조치에 그친 데 대해 비판 논평을 내자 임 회장이 소셜미디어에 ‘미친 여자’라고 올린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임 회장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27일부터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 등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예고했던 휴진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단, 입원 병동과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필수 의료 분야 진료는 중단되지 않는다. 다음 달 4일부터 일주일 집단 휴진을 하기로 한 서울아산병원 교수 비대위 측은 이날 “형태는 달라질 수 있지만 휴진은 진행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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