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 혁명] 한국만의 장수식품 콩나물, 뿌리에 영양 많아
지역 장수 패턴 연구에서 그 지역의 전통 식품은 우선 조사 대상이다. 장수 지역인 오키나와의 전통 식재료에는 고야(여주), 시콰사(감귤), 자색 고구마, 곤부 등이 있으며, 주민들의 선호 식품은 단연코 두부였다.
오키나와 두부는 종류도 다양하지만, 우리나라 두부보다 크기가 두 배 이상 크고, 더 딱딱하다. 전통 요리에 두부가 기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두부 소비량이 매우 높다. 특히 고야와 두부가 들어간 고야찬푸르나 땅콩으로 만든 지마미 두부는 독특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전통적으로 두부를 선호하여 국, 무침 또는 김치나 돼지고기와 함께 쌈이나 찌개로 즐겨 먹는다. 두부의 원재료인 콩은 가난한 시절 부족하기 쉬운 동물성 단백질을 대용하는 식물성 단백질 보고였다. 해외 다른 장수 지역들도 콩을 활용한 요리가 많다.
우리나라 백세인들은 두부뿐 아니라 된장, 간장, 청국장, 콩자반 등 다양한 형태로 콩을 먹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우리 고유의 식단은 콩나물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숙주나물을 선호한 반면, 우리 선조들은 콩나물을 선택하였다. 신라 말 기록에 이미 등장한다고 하니 우리나라는 콩나물 종주국인 셈이다. 콩나물은 국, 나물뿐 아니라 각종 찜의 기본 재료로 활용되어 왔다.
콩나물에는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 생리활성물질, 식이섬유 등 여러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다. 특히 풍부하게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이나 아르기닌은 생체 활성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성분들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부위가 바로 콩나물 끝 뿌리다. 일찍이 우리 선조들은 슬기롭게도 해장국은 콩나물 뿌리를 떼지 말고 끓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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