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귀신전’ ‘심야괴담회’…‘냡량’의 계절이 온다[스경연예연구소]
더위가 푹푹 찌는 여름은 방송가에서는 또 다른 ‘실험의 장’이었다. 이른바 납량특집 또는 공포특집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들인데 올해는 OTT 플랫폼 티빙에서 그 문을 연다.
티빙은 최근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샤먼:귀신전’을 다음 달 1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다큐멘터리는 귀신현상으로 고통받는 실제 사례자와 무속인의 의식과정을 따라가며, 지금도 여전히 한국 문화에 남아있는 샤머니즘에 대한 취재 결과물을 보여준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서는 집과 돈, 직업, 소원성취 등 한국인들이 신당을 찾아가는 보편적인 이유들을 시작으로 현직 무속인이 점을 보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어 기이한 사건을 접한 일반인의 사연이 겹치고 신당에서 점을 보던 무속인이 “여자 소리는 안 들리니?” “귀신이 보인다는 소리는 안 해?” 등의 질문을 던져 이들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샤먼:귀신전’은 2년의 제작기간이 투입됐다. 여기에 배우 유지태와 옥자연이 프리젠터로 참여해 신과 귀신 그리고 무속에 의지하는 인간, 그 사이의 연결자인 ‘샤먼’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전문가 인터뷰로 한국 무속의 세계관을 풀어낼 예정이다.
마침 샤머니즘의 콘텐츠는 영화와 TV, OTT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초여름을 맞아 성수기를 이루고 있다.
지난 2월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는 1191만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2024년 첫 천만영화의 영예와 함께 첫 천만 ‘오컬트’ 영화로 등극해 장르의 명예를 드높였다. 이 드라마에서 무당으로 등장하는 배우 김고은과 이도현의 스타일은 MZ세대 특유의 ‘쿨함’과 결합해 큰 유행을 만들어냈다.
TV에서도 지난 23일부터 MBC ‘심야괴담회’가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2021년 1월 파일럿으로 방송된 프로그램은 실제 사건에 기반한 괴담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기괴한 상황을 즐기는 숫자가 꽤 늘어나자 콘텐츠는 2022년 시즌 2, 지난해 시즌 3를 거쳐 최근 시즌 4 방송을 시작했다. 배우 김호영과 지예은이 합류해 긴장감의 수위를 올린다.
SBS에서도 무속인의 연애담이 등장하는 ‘신들린 연애’를 방송 중이다. 물론 장르나 느낌은 많이 다르지만, 방송에서 그 소재로서 무속을 더욱 가깝게 느끼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여름은 많은 납량 콘텐츠의 성수기였다. 방송가의 경우에도 KBS의 ‘전설의 고향’ 시리즈를 비롯한 납량특집극들이 단막극의 형태로 방송됐다. 일단 본격적인 시작은 티빙 ‘사면:귀신전’을 통해 공개됐다.
공포를 하나의 문화코드로서 즐기는 MZ세대의 취향이 다큐멘터리의 인기까지 미칠지, 수은주가 올라갈수록 그 기대치도 올라간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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