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경기 뛴 레전드는 '투명 인간', 손흥민은 '1년 연장' 푸대접... 토트넘, 원래 이랬다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토트넘 훗스퍼의 레전드 대우는 항상 이랬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전 토트넘 선수 앨런 허튼의 발언을 전했다. 허튼은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서에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토트넘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조항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 100%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대단한 선수다. 옵션을 발동하게 되면 두 시즌이 주어진다. 이후 그 기간에 누군가가 손흥민을 대신해 들어온다면, 토트넘은 가치 있다고 느낄 만한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허튼의 지적대로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 2025-26시즌까지 손흥민을 토트넘에 남길 수 있게 된다. 앞으로 2년 안에 손흥민을 매각하면 이적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토트넘은 이 부분을 노린 것이다.
토트넘이 이런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본 이유는 명확하다.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언제든지 기량이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트넘은 섣불리 재계약을 맺기보다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의 기량을 다시금 점검하고 후에 재계약을 맺든 매각하든 조처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소식은 이미 지난 5월에도 보도됐었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주장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토트넘은 기존 계약에 포함되어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팀에 남길 것이다"라고 보도했었다.
요약하자면 손흥민에게 레전드 대우는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손흥민의 헌신을 보면 레전드 대우는 당연히 해주어야 한다. 모두가 인정하는 토트넘의 레전드다. 2015-16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매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 첫 시즌을 제외하고 두 번째 시즌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성공시켰다. 좀처럼 부상을 입지 않아 리그에서 30경기 이상은 꼭 출전해왔었다.
토트넘 역사에도 손흥민의 이름은 남겨졌다. 토트넘 소속으로 무려 400경기를 출전했고, 토트넘 통산 160호 골을 넣기도 했다. 이번 시즌 17골 10도움으로 통산 3번째 10골-10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5명만이 가지고 있던 기록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손흥민은 토트넘에 헌신했다. 해리 케인이 떠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도 맡았다.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한 17골 10도움으로 팀 내 최다 득점과 도움을 기록해 팬들의 성원에도 보답했다.
이런 명실상부 레전드인 손흥민에게 1년 연장 옵션 발동은 푸대접일 수밖에 없다. 팬들의 원성도 컸다.
하지만 토트넘의 이런 레전드 푸대접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손흥민의 전임 주장 위고 요리스도 이런 대접을 받았었다. 2012-13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후 토트넘의 골문을 지킨 요리스는 토트넘에서만 447경기를 뛰었었다. 9년 동안 팀의 주장을 맡은 레전드였다.
그가 충격적인 고백을 내놨었다. 지난 6월 2일 영국 '풋볼 런던'은 요리스가 토트넘을 떠나기 전 회상한 것을 보도한 바 있다. 요리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토트넘은 결과가 부족했고, 감독은 인내심을 잃었다. 나는 특히 토트넘이 젊은 골키퍼를 영입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름 이적시장이 다가오고, 나는 더 이상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제 내가 경기에서 뛰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훈련하는 선수로만 남겠다고 말했고, 투명인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무려 투명인간이 됐다고 표현했다. 결국 요리스는 토트넘에 갑작스레 방출 통보를 받았다. 토트넘의 이러한 행보는 이미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 손흥민에게도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하면서 레전드 대우를 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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