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사라지고 다리는 분리”…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린 링컨상

박세영 기자 2024. 6. 2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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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에이브러햄 링컨상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인근 주민 멜리사 크룰 씨(44)는 "링컨 밀랍상이 녹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으나 (폭염을 생각하면) 그럴 것도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링컨 밀랍상 제작 설치를 의뢰한 '컬처럴 DC'의 직원들은 녹아내리는 링컨의 머리를 유지하려다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분리해 보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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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녹아내린 링컨상의 모습. 워싱턴포스트 캡처

미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에이브러햄 링컨상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DC 개리슨초등학교에 세워진 링컨 밀랍상이 3일 연속 이어진 폭염으로 녹아서 허물어졌다.

WP는 훼손된 링컨상의 처참한 모습을 가리켜 “월요일 아침, 그의 머리가 사라지고 왼쪽 다리는 몸통과 분리됐다”고 묘사했다. 꼿꼿하게 앉아 있던 링컨상은 녹아 머리가 뒤로 젖혀진 모습이었다.

6피트(1.8m) 높이의 이 밀랍상은 리치몬드대학 예술대 교수 샌디 윌리엄스 4세의 작품으로 지난 2월 설치됐다.

링컨상의 원래 모습(왼쪽)과 24일(현지시간) 녹아내리기 시작하며 고개가 뒤로 젖혀진 모습의 링컨상. 엑스 캡처

윌리엄스는 “주변 온도가 화씨 140도(섭씨 60도)에 이르지 않는 한 이 조각품이 녹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화씨 100도(섭씨 37.8도)가 넘는 날씨에 어떤 공격이 더해졌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인근 주민 멜리사 크룰 씨(44)는 “링컨 밀랍상이 녹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으나 (폭염을 생각하면) 그럴 것도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워싱턴은 최근 며칠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이 지속됐다.

링컨 밀랍상 제작 설치를 의뢰한 ‘컬처럴 DC’의 직원들은 녹아내리는 링컨의 머리를 유지하려다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분리해 보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링컨 밀랍상 작품의 가격은 민간과 공공의 자금을 합쳐 총 15만 달러(약 2억 원)로 첫 번째 밀랍상이 녹아내려 교체된 동상의 비용을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다시 링컨의 밀랍상이 세워질 지는 불확실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북동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30도 후반대의 기온이 계속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곳곳이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 1300명 넘는 인파가 폭염에 숨졌다. 그리스에서도 관광객이 잇따라 실종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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