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롯데, 이번엔 진짜 역전승 해냈다…KIA 꺾고 3연승 질주 [사직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기자] 전날 13점차 열세를 뒤집으며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던 롯데가 이번에도 놀라운 뒷심을 선보이며 KIA에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양팀은 전날(25일)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5-15 무승부를 기록했다. KIA가 4회초까지 14-1로 크게 앞섰지만 7회말 롯데에 14-15 역전을 당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올 시즌 최장 경기 시간인 5시간 20분 동안 혈투를 펼쳤지만 승자는 가리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종아리 부상을 털고 돌아온 '캡틴' 전준우를 5번 지명타자로 기용했고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정훈(3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을 1~9번 타순에 배치했다. 선발투수는 김진욱.
이에 맞서 KIA는 외국인투수 캠 알드레드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한편 이창진(우익수)-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최형우(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김태군(포수)-박민(2루수)을 1~9번 타순에 넣었다.
KIA는 전날 경기처럼 초반부터 득점 사냥을 적극적으로 나섰다. 1회초 선두타자 이창진이 볼넷을 고르고 박찬호가 중전 안타를 날려 무사 1,2루 찬스를 잡은 KIA는 김도영의 포수 땅볼이 더블 플레이로 이어지는 바람에 2사 2루로 바뀌었지만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한데 이어 김진욱의 폭투로 2사 1,3루 찬스가 이어지자 나성범이 우전 적시타를 작렬,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다.
롯데는 1회말 2사 만루 찬스가 찾아왔지만 나승엽이 1루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득점 없이 이닝을 종료한 반면 KIA는 2회초 공격에서 2점을 추가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우월 솔로홈런을 가동하면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마크,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했다. 김진욱의 시속 139km 직구를 때린 결과였다. 비거리는 115m. 여기에 박민의 볼넷과 이창진의 중전 안타로 주자를 모은 KIA는 2사 1,2루 찬스에서 김도영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1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롯데도 반격에 나섰다. 2회말 선두타자 정훈이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역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정훈의 시즌 7호 홈런이었다. 정훈은 알드레드의 시속 142km 직구를 공략해 비거리 120m짜리 아치를 그렸다.
KIA가 다시 힘을 낸 것은 4회초 공격에서였다. 2사 후 이창진이 좌전 안타를 쳤고 박찬호가 중전 안타를 때렸다. 김진욱의 폭투에 이어 김도영의 볼넷 출루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은 KIA는 김진욱이 또 폭투를 하는 사이에 3루주자 이창진이 득점, 1점을 도망가는데 성공했다.
롯데도 5회말 공격에서 1점을 추격했다. 선두타자 손성빈이 좌전 2루타를 쳤고 1사 후 윤동희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롯데가 1점을 따라간 것. 그러나 2루로 향하던 윤동희가 태그 아웃을 당하면서 주자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롯데는 좌절할 이유가 없었다. 바로 '약속의 7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7회말 대타로 나온 최항이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자 황성빈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득점권 찬스를 이끌었다. 윤동희의 유격수 땅볼로 1사 1,3루 찬스를 이어간 롯데는 고승민의 타구를 잡은 2루수 홍종표가 1루로 던졌으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한 고승민이 세이프 판정을 받았고 3루주자 최항이 득점하면서 3-4 1점차로 따라갈 수 있었다. 이어 레이예스가 좌전 적시 2루타를 터뜨려 4-4 동점을 이룬 롯데는 전준우의 볼넷에 이어 나승엽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면서 5-4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8회초 1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김상수가 박찬호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위기를 탈출했다. 8회말 공격에서는 1점을 추가하며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최항이 투수 강습 유격수 내야 안타로 출루하자 최항의 대주자로 김동혁이 나섰고 김동혁은 도루로 2루, 폭투로 3루에 진루하면서 득점과 가까워졌다. 황성빈이 다소 얕은 중견수 뜬공을 날렸으나 김동혁이 빠른 발을 앞세워 득점에 성공, 황성빈의 희생플라이 1타점이 기록됐다. 롯데가 6-4로 달아나면서 쐐기를 박은 순간이었다.
롯데는 선발투수 김진욱이 3⅔이닝 7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한현희가 2⅓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진해수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김상수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KIA는 선발투수 알드레드가 6이닝 8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김승현이 ⅓이닝 1피안타 2실점, 곽도규가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2피안타 1실점, 김건국이 ⅔이닝 무실점, 김사윤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각각 남기면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아쉬움을 맛봤다.
이로써 롯데는 3연승을 질주, 33승 40패 3무를 기록했고 KIA는 45승 31패 2무를 마크했다. 올 시즌 롯데는 KIA를 상대로 6승 3패 1무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사직구장에는 1만 9755명의 관중이 찾았다. 양팀은 오는 27일에도 오후 6시 30분부터 사직구장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 주중 3연전의 마지막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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