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시간 56분' 피 튀기는 영호대전! 롯데가 먼저 웃었다 '3연승 질주'…또 무너진 KIA 불펜, 승리 또 날렸다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전날(25일) 5시간 20분의 혈투 속에서 확보하지 못한 승리를 손에 넣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반면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던 KIA 타이거즈는 연이틀 마운드가 롯데의 화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롯데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6-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 선발 라인업
KIA : 이창진(우익수)-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최형우(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김태군(포수)-박민(2루수), 선발 투수 캠 알드레드.
롯데 :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전준우(지명타자)-나승엽(1루수)-정훈(3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김진욱.
전날(25일) 무려 5시즌 20분, 올 시즌 최장 경기를 통해 혈투를 펼쳤던 KIA와 롯데. 하지만 26일 경기을 앞둔 양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롯데는 1-14로 크게 뒤지던 경기에서 타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쫓아간 끝에 값진 무승부를 손에 넣었다면, KIA는 14-1로 다잡은 경기를 놓치게 된 것이다. 하마터면 KIA는 전세계 야구계 최초로 13점차로 리드하던 경기를 내주는 역사적인 '불명예'를 떠안을 뻔했다. 그리고 전날 가리지 못한 승부에서 먼저 웃은 것은 롯데였다.
이틀 연속 선취점은 KIA의 몫이었다. KIA는 1회 선두타자 이창진이 롯데 선발 김진욱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그리고 박찬호가 김진욱의 4구째 127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그런데 이때 김도영의 땅볼 타구 때 두 개의 아웃카운트가 만들어지는 불운을 겪었으나, 최형우가 볼넷을 얻어내는 등 2사 1, 3루에서 나성범이 선취점을 뽑아내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KIA는 좋은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김진욱의 5구째 139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긴 결과 무려 167.9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가 사직구장 우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박민의 볼넷과 이창진의 안타로 만들어진 1, 2루 찬스에서 김도영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0-3까지 간격을 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1회말 2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 침묵했던 롯데는 2회초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정훈이 KIA 선발 캠 알드레드의 6구째 142km 낮은 직구를 힘껏 퍼올렸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7호. 이로써 KIA와 롯데의 점수차는 3-1로 좁혀졌다. 그러자 다시 KIA가 간격을 벌렸다. 4회초 이창진과 박찬호의 연속 안타, 김도영의 볼넷으로 마련된 만루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한현희의 폭투에 3루 주자 이창진이 홈을 파고들면서 3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롯데 다시 간격을 좁힌 것은 5회였다. 롯데는 5회말 선두타자 손성빈이 알드레드의 2구째 138km 투심을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또 한 번의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이후 황성빈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이번에는 윤동희가 알드레드의 4구째 127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고, 이때 손성빈이 홈으로 들어오면서 다시 2-4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리고 흐름을 타기 시작한 롯데가 내친김에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선발 알드레드가 6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8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KIA는 본격 불펜을 가동해 굳히기에 나섰다. 하지만 결코 롯데 타선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롯데는 7회말 KIA의 바뀐 투수 김승현을 상대로 최항이 안타, 황성빈이 볼넷을 얻어내는 등 1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고승민이 다시 바뀐 곽도규를 상대로 2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터뜨리며 한 점을 뽑아내더니, 레이예스가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균형을 맞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KIA는 김건국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롯데가 이어지는 2, 3루 찬스에서 전준우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고, 나승엽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뽑아내며 5-4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KIA는 전날(25일) 7회말 수비에서 3점을 내주며 15-14로 역전을 당했는데, 이날 또한 7회에 3점을 헌납하면서 롯데에 5-4로 주도권을 빼앗기는 '데자뷰'를 겪게 됐다. 그리고 롯데도 8회초 전날과 마찬가지로 김상수를 투입했다. 전날은 동점을 허용했던 김상수는 이번엔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승기를 드높였다.
롯데는 8회말 공격에서 최항이 내야 안타로 출루에 성공하자, 대주자 김동혁을 투입하며 짜내기에 나섰다. 이후 김동혁이 2루 베이스를 훔침과 동시에 KIA 마운드의 폭투가 나오면서 1사 3루 기회가 마련됐고, 황성빈의 중견수 뜬공 타구에 김동혁이 홈으로 질주하면서 6-4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롯데는 '장발클로저' 김원중을 투입해 9회초 수비를 실점 없이 마치며 전날(25일) 매듭짓지 못한 승부를 승리로 장식, 3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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