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미국 시장에 ‘K홍삼’ 뿌리내린다
마켓체인 스프라우츠 전 점포 입점
국내 홍삼 시장 70%를 점유하는 KGC인삼공사의 정관장이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KGC인삼공사는 자사 브랜드 정관장이 친환경·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미국 마켓체인 스프라우츠의 전 점포에 입점한다고 26일 밝혔다. 스프라우츠는 미국 전역에서 4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9조원 규모다. 정관장은 2015년 미국 유통체인 코스트코에 입점해 현지 시장에 진출한 뒤 아마존과 아이허브 등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해가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국내에서 홍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건기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홍삼 제품 판매액은 꾸준히 줄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지난해 6조2022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홍삼 구매액은 같은 기간 1조5939억원에서 1조1675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홍삼 제품을 쓸어가는 ‘큰손’이었으나, 최근 중국 경기가 침체되고 개별 관광 위주로 여행 패턴이 바뀌면서 이들의 수요도 시들해졌다.
지난해 KGC인삼공사가 미국에서 올린 매출은 406억원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하다. 하지만 회사는 코스트코와 아마존 등에서 낸 성과를 볼 때 미국에서 홍삼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트코의 올해 1~5월 정관장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고, 아마존에서도 인삼 제품 카테고리에서 브랜드 기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스프라우츠에 입점하는 ‘에브리타임 2000㎎’ ‘에브리타임 파워풀 녹용’ ‘에브리타임 에너지부스트’는 한국에서 인기를 끈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미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재설계한 제품이다. 쓴맛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홍삼 맛을 부드럽게 완화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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