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두 개량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패
북한이 26일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정상 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2021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북한이 ‘탄두 개량’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주 진행되는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와 한·미·일 군사훈련을 고려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5시3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사일 1발은 250여㎞를 날아 원산 동쪽 해상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추진체(엔진)에서 탄두가 분리되기 전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추진체의 고체연료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에선 평소보다 연기가 많이 일었다.
합참은 해당 미사일이 극초음속 IRB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의 추진력을 이용해 높이 상승한 뒤 추진체에서 분리된 탄두가 마하 5(시속 6120㎞)를 넘는 속도로 비행하는 체계로 기동한다. 방향과 경로를 바꿔가며 비행하기 때문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으로 추적·요격하기 어렵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1년 1월 국방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핵심 5대 과업 중 하나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개발”을 선언했다. 그해 9월 ‘화성-8형’이란 이름의 액체연료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액체연료 미사일을 2022년 1월 두 차례, 지난 1월 한 차례 발사했다. 지난 3월에는 지상에서 엔진 실험을 했고, 4월 고체연료를 이용한 ‘화성포-16나’형을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탄두 개량에 목적을 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시험발사 당시에는 탄두가 ‘원뿔형’이었지만, 4월 발사에선 ‘활공형’으로 바뀌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한 지난 4월 활공형은 변칙·회피 기동에서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에 그 성능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내외 정치적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6월 말 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외교·군사적 성과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이번주 진행되는 한·미·일의 첫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보내면서 북·러 조약 체결 이후 국제사회에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9시쯤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다시 부양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올해 들어 7번째다. 합참은 이 물체들이 “경기 북부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25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날려보낸 6차 오물 풍선 중 100여개는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으로 떨어졌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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