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도쿄도지사 여성 후보 맞대결…황산 테러 위협까지

홍희정 2024. 6. 2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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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7일에 치러지는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와 렌호 전 참의원, 이렇게 두 명의 여성 후보가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일본 집권 자민당과 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지원하는 후보들의 여야 대결인 점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두 명의 여성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두 후보는 어떤 점을 강점으로 내놓고 있나요?

[기자]

이번 선거는 고이케 현 지사와 렌호 전 참의원 두 명의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3선에 도전하는 고이케 지사는 도쿄 대개혁을 내걸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렌호 후보는 철저하게 젊은 세대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 : "첫 아이부터 보육을 무료로 하는 것은 일상생활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렌호/도쿄도지사 후보 : "저는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젊은이들을 지원하고 도쿄를 더 새롭게 만들고 싶습니다."]

고이케 지사와 렌호 후보 모두 방송 뉴스 진행자 출신이고 둘 다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저출산에 초점을 맞추고 보육비 무상지급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에서 환경상과 방위상을 지냈는데요.

2016년에 도지사에 당선됐고 4년 뒤 재선에도 성공했습니다.

자민당을 탈당했지만,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당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렌호 후보는 뉴스 진행자로 활동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4선 의원을 지냈는데요.

렌호 후보는 노동 처우 개선과 다자녀 세대에 대한 임대료 보조 등을 공약으로 내놨습니다.

민주당 집권 시절 행정쇄신담당상을 지냈고, 국회에서는 자민당 저격수로 주목받았는데요.

렌호 후보는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회민주당 등 야당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 두 후보는 간토 대지진이 있었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모하는 행사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죠?

[기자]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을 추모하는 행사에 추도문을 보내는 문제를 놓고 두 후보의 입장이 갈리고 있는데요.

고이케 현 지사는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며 추도문 발송을 거부해 왔습니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2023년 : "간토대지진에 관해서는 여러 내용이 역사적 사실로서 쓰여 있지만, 무엇이 사실인지는 역사가가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지난 19일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고수했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익 성향을 갖고 있는데요.

반면, 렌호 후보는 추도문을 보내겠다는 입장입니다.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에 살던 조선인들은 자경단원과 경찰, 군인들에 의해 대거 희생됐는데요.

제대로 된 진상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조총련 계열의 조선학교는 일본에서 학교로 인정받지 못해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고이케 지사도 그동안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렌호 후보는 보조금 부활 가능성을 열어뒀는데요.

찬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경위를 검증해 결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그러잖아도 인기가 없는 기시다 정권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자민당은 최근 선거에서 연전 연패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진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렌호 후보는 자민당 저격수로 불릴 정도로 의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주목받았는데요.

[렌호/2021년 : "당신에게는 총리로서의 자각이나 책임감, 그것을 말로 전달하려는 그런 생각이 있나요?"]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이 터진 뒤 내각 지지율이 10%에서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치러진 주요 지방 선거에서도 모두 패배했는데요.

이렇게 선거에서 연달아 지면서 기시다 총리의 퇴진론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기시다 정권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재 여론조사는 고이케 현 지사가 렌호 후보보다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 두 후보에 대해 황산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이 있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죠?

또, 선거 게시판도 물의를 빚고 있다면서요?

[기자]

고이케 후보와 렌호 후보 사무실에 팩스가 들어왔는데요.

황산 테러를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두 후보 모두 경찰에 신고하고,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는데요.

한편, 이번 도쿄도지사는 56명이나 되는 후보가 대거 출마하면서 이목을 끌었는데, 한 정치단체가 다른 목적으로 여러 명의 후보를 내세우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라는 정치단체는 24명의 후보를 앞세워 선거와 전혀 상관없는 게시물을 붙이고 있는데요.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독도는 일본의 영토라고 쓰인 포스터 24장을 선거 게시판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NHK 당은 기부금을 내면 포스터를 붙일 수 있다고 광고해 선거 게시판 공간을 광고판으로 판매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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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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