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자원 독점하려는 권력이 혐오 생산”[2024 경향포럼]
“여성 혐오 등 여러 혐오는 결국 권력들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혐오를 조장해) 그들이 소유한 재원과 자본의 독점에서 사람들이 눈 돌리도록 하죠. 이들 얘기를 계속 들으며 설득당하면 우리는 고통의 원천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겪고 있거나 함께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마이너 필링스>의 저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캐시 박 홍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2024 경향포럼> 첫 번째 세션 ‘다양성과 포용의 리더십’ 강연에서 사회에 분열이 만들어지면 억압받는 사람들이 억압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차별, 인종차별, 제국주의 등은 결국 자기 자신을 혐오하도록 한다”면서 “그러나 문제의 원천은 나를 고립시키는 사회이고,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 집단 행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마이너 필링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문학에서 해결책을 찾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그는 한국 사회의 분열에 집중해 새로운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아직 제목을 정하지 않은 이 소설은 한국과 재미교포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자인 ‘해’가 여성들을 인터뷰하며 “당신 어머니가 겪는 고통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을 던진다. 박 홍 교수는 “해는 어머니가 경험한 고통의 근본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이것이 가부장제, 자본주의, 제국주의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북한 테러리스트로 알려져 있는 김현희씨나 김정일(국방위원장)이 1970년대 납치했던 신상옥·최은희의 딸을 인터뷰하는 등 냉전에 이용당한 여성들에게도 관심을 가졌다.
여성들의 어머니가 겪는 고통은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차별이나 혐오와도 연결된다. 이 소설은 해가 현대의 서울에 오면서 마무리된다.
박 홍 교수는 “해는 서울에서 ‘젠더 갈등’을 목격하게 된다”며 “이 갈등은 여성들이 역사적으로 당해온 젠더 폭력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마음 때문에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로서 공감의 능력을 통해서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했다”면서 “계속 변화하는 주변부에 존재하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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