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으로 쓰면 안되는 공간"…전문가들이 본 참사 원인은

김예림 2024. 6. 2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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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뷰]

[앵커]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는 건물 밖으로 통하는 두 개의 계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근로자들은 계단까지 가지 못한 채 작업장에 고립됐는데요.

전문가들은 건물 구조 역시 이번 참사를 더 키운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김예림 기자입니다.

[기자]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는 공장 2층 작업장에서 리튬 전지가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2층에는 밖으로 통하는 계단이 양쪽에 2개나 있었지만, 다수의 근로자들은 이곳 작업장에서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조선호 /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이쪽 출입문을 나와서 이쪽 비상구로 내려가든가 이쪽으로 나와서 이쪽으로 가시든가 해야 되는데 다 안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건물 구조상 피난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먼저, 가장 가까운 계단으로 탈출한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작업장에서 계단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출입구 주변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사실상 경로가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불길을 뚫고 가야 계단까지 갈 수 있었던 겁니다.

출입문 앞에는 리튬 전지 완제품이 잔뜩 쌓여 있었습니다.

<이영주 /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출입구 주변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터리의 적치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른 곳에서 했더라면 이렇게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반대쪽 계단마저, 복도와 바로 연결되지 않고 연구소 안쪽 깊숙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한 모금만 마셔도 금방 의식을 잃는 유독성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곳까지 도달하기는 어려웠을 거란 지적입니다.

<백승주 /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작업자들이 고립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대입해서 공장을 설계하고 계획했어야 했는데 해당 실은 구조상 수십 명이 작업하는 작업장이 아니고 창고로 썼어야…."

7년 전, 2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도 비상계단이 제 역할을 못한 게 문제였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여성 사우나에서 비상계단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목욕 바구니를 보관하는 선반이 설치돼, 사실상 비상구가 막혀 탈출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소방당국은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다음달 9일까지 전국 전지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비상탈출로 확보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림입니다. (lim@yna.co.kr)

#아리셀 #화재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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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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