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제3자 특검' 진심일까? 반윤 선언일까?[권영철의 Why뉴스]

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2024. 6. 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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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된 제안처럼 보이지만, 민주당 특검 반대용 아닌가?"
정치적 묘수…당권주자들 포함 정치권 뜨거운 반응
제3자 특검, 반윤 기치를 높이들고 홀로서기할까
대통령실은 '반윤을 넘어 절윤'…내부 '부글부글'
CBS 박지환의 뉴스톡
방송 : CBS 라디오 'CBS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박지환 앵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이른바 '제3자 특검법'을 제안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제3자 특검법'이 실현성과 진정성 있는 제안인지? 아니면 민주당의 특검법을 반대하기 위한 방안에 불과한 것인지, 권영철 대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권 기자!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제3자 특검법'과 민주당이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 먼저 해주시지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권영철 대기자] 한 전 위원장의 지난 23일, 당대표 선거 출마선언을 하면서 기자들의 채 상병 특검관련 질문에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것이 우리 윤석열 정부와 우리 국민의힘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4명 중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을 추진하자고 한 겁니다.

한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을 제안했습니다. "지금 민주당이 제안하고 있는 특검은 민주당이 특검을 고르게 되어 있습니다.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에 대해선 누구도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는 이 논란이 끝나지 않을 것이고 불신만 쌓일 겁니다. 그런 특검으로는 진실규명을 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3자 골라야 한다고 해서 '제3자 특검법'으로 불립니다.

[박지환 앵커] 민주당이 제출한 특검법안과 다른 새로운 특검법안을 내겠다는 건가요?

[권영철 대기자] 그렇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제가 당대표가 돼서 특검법을 새로 발의하게 되면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그전까지 저는 공수처 수사는 당연히 끝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3자 특검', 대법원장이 특검을 선정하는 내용으로 법을 통과시키자"라고 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전에 여야에서 각각 특검 후보를 골라서 복수로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그 중 1명을 선정하는 데, 통상 여당에서 추천한 후보를 임명했는데, 그것보다는 대법원장이 특검을 결정하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이전에도 BBK 특검이나 유전 특검에서 그런 전례도 있었다는 겁니다.

[박지환 앵커] 그럼 민주당이 제출한 특검법과는 '특검 추천 방식'이 다르겠군요?

[권영철 대기자] 네. 특별검사의 추천 방식이 다릅니다.

민주당의 특검법안은 21대 국회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4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교섭단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이 중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법사위를 통과한 특검법안은 특별검사 후보를 교섭단체인 야당 즉 민주당에서 1명을 추천하고 또 1명은 비교섭단체, 가장 의원이 많은 조국혁신당에서 1명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특별검사로 임명하는 겁니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가 임명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도 추가 됐습니다.

특별검사는 임명된 날부터 20일간 직무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으며, 준비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7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통령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하여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습니다.

특별검사 또는 특별검사의 명을 받은 특별검사보는 수사대상 사건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이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같습니다.

민주당이 제출한 '순직해병 특검법'은 지난 21일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회부됐습니다. 민주당은 채 해병의 사망 1주년이 되는 7월 19일 이전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박지환 앵커] 집권 여당 대표로 출마를 결심한 만큼, 한 전 위원장의 제안이 상당히 진전된 걸로 보이는데요?

[권영철 대기자]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진전된 전향적인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영상 캡처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어제(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진정성이 있는지는 좀 의심스럽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여당 내에 굉장히 유력한 당권 주자가 그런 말씀을 한 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에서 법안을 의결해서 본회의에 올리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그 안대로 저는 수정안을 좀 받아들여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성호 의원은 "만약 민주당 안대로 본회의에서 의결이 돼서 정부에 회부돼서 거부권 행사하게 되면,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이 안을 저는 이번 회기 때 합의해서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한동훈 전 위원장이 대표 되고 나서 그때 이걸로 합의해서서라도 될 수 있다면 하는 게 옳다고 했습니다.  

[박지환 앵커] 여당인 국민의힘 나머지 당권주자들은 반대하지 않나요?

[권영철 대기자]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말 이거는 나이브한 생각이고 순진한 생각"이라면서, "한동훈 특검도 받을거냐?"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짓밟고 내부 전선을 흐트리려는 교란이자 자충수"라면서 "민주당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비꼬았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우선 공수처에서 수사를 철저히 하고 그 결과에 미진함이 있다면 그때 가서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여당 입장"이라며, "국민의힘 현역 의원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지환 앵커] 가장 핵심은 한동훈 전 위원장이 왜 이런 제안을 했을까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세요?

[권영철 대기자] 그렇습니다. 외향적으로 보이는 면보다는 실제로 어떤 의도로 제3자 특검을 제안했을까? 그게 핵심이죠.

그래서 한동훈 전 위원장과 함께 근무했거나 잘 아는 검찰 특수통 출신 법조인들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머리가 좋고, 머리를 많이 쓴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런 제안을 했을 때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했을 거라고 합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첫 번째는 총선 참패 두 달여 만에 복귀니까 뭔가 국면을 전환할 카드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죠.

[박지환 앵커] 여야 정치권 모두 뜨겁게 반응하고 있으니까 일단 성공한 걸까요?

[권영철 대기자] 그렇게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당 당대표 레이스에서 한 전 위원장 대 나머지 당권주자들이 3:1로 경쟁하는 듯하지 않습니까?  

두 번째는 '홀로서기' 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겁니다. 당권 주자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법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지환 앵커] '채 상병 특검법' 수사가 결국 용산 대통령실을 향할 수 밖에 없으니까, 한 전 위원장의 제안, '반윤'의 기치를 든 것이란 해석도 나오는데요?

[권영철 대기자] 그렇습니다. '순직해병 특검법'은 채 상병의 사망 원인을 따지자면 임성근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가리는 것이겠지만, 윤 대통령의 격노에 이은 '임성근 사단장 구하기'와 외압 의혹은 윤 대통령을 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의 반응도 분노를 나타낼 정도로 격앙돼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반윤을 넘어 절윤"이라는 반응을 나타냈구요. 대통령실에서는 당권 경쟁에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 공식반응은 변함이 없습니다. "채 상병 특검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진상규명이 미진하다고 판단될 때 특검법을 발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전 위원장의 '제3자 특검'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출마 선언을 보면 당권 레이스라기보다는 대권 레이스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면서 "역대 모든 대통령이 그랬듯이 현직 대통령과 대척점에서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런 길을 가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전 위원장의 제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반윤'이 맞는거야?라는 의구심이 일게 됩니다.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주기 위해 반윤의 기치를 들었다고 하려면, 순직해병 특검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맞지 않겠습니까?

[박지환 앵커] 한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죠?

[권영철 대기자] 그렇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모두 특검에 반대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사안은 이미 (주범의)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 사안 같은 경우는 사실 관계는 대부분 드러난 상태에서 법리 판단만 남은 문제라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다. 검찰 수사를 보고 (특검을) 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추천하겠다. 그리고 투명성을 재고하기 위해 제2부속실을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 요구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박지환 앵커] 한 전 위원장의 제3자 특검 제안에 대해 야당에서는 진정성이 없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권영철 대기자] 저도 한 전 위원장과 같이 근무했거나 잘 아는 검찰 특수통 출신 법조인들에게 물어보니 '정치적인 묘수'일지는 몰라도 특검을 하겠다는 진정성이 느껴지지는 않는 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고검장 출신의 한 중견법조인은 "한 전 위원장의 제안은 특검을 하겠다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하는 특검에 반대한다에 방점이 있다"면서 "국민들에게는 개혁적으로 보이면서 실제로는 특검이 안 되게 하겠다는 걸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외화내빈',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알맹이가 없다는 겁니다,

또다른 고검장 출신 법조인은 "겉으로는 채 상병 특검을 받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속으로 들어가서는 알맹이 없는 특검을 만들려는 의도가 아닌가 그렇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보수 유튜버로 활동하는 서정욱 변호사는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서 "제가 보기에 한 위원장의 워딩은 특검을 하겠다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에요. 민주당 특검이 부당하다 여기에 방점이 있는 거예요"라고 논평했습니다.

[박지환 앵커] 어떤 근거로요?

[권영철 대기자] 지금까지 열 차례 특검이 있었습다만 그 중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한 경우가 세 차례입니다.

이상하게도 그 세 차례의 특검은 이른바 속 빈 특검, 성과가 없는 특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5년 사할린 유전 특검은 3개월간의 수사에도 관련자들 중 단 한 명도 사법처리하지 못한 채 수사를 종료해 '국민 혈세'만 낭비한 특검이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07년 BBK특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무혐의 처분함으로서 면죄부를 줬습니다. 그렇지만 2017년 재수사에서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로 확인됐고, 이 전 대통령은 구속돼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당시 검찰수사와 특검수사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2011년 디도스 특검은 검찰과 경찰의 기존 수사결과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결과라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제3자 특검을 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처럼 주장하는 건 성급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디테일한협상에 들어가면 특검이 언제 통과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박지환 앵커] 그렇지만 정당이 추천하는 것 보다는 대법원이 추천하는 게 좀 더 중립적이지 않겠냐? 이런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

[권영철 대기자] 그렇긴 합니다. 사실 한 전 위원장의 주장대로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제3자'가 추천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특별검사가 누가 되느냐 하는 건 이후 선임될 특검보와 파견검사, 파견 수사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히려 역대 특검 중 야당이 추천했던 2016년 국정농단 특검이나, 2018년 드루킹 특검은 결과물을 도출해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순직 해병' 사건의 핵심 증인들이 국회 청문회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주장했으니 특검을 받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 아닐까요?

다만,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할 경우 사법부가 정쟁에 휘말릴 우려가 높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입니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이 수사한 걸 대법원이 최종 판단하는 건 문제가 없을까요?

[박지환 앵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영철 대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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