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소로 난방·온수… “에너지료 30% 절감”

이보람 2024. 6.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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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로 만든 전기·열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국내 첫 아파트 단지가 등장했다.

기름 같은 유류에서 도시가스로, 다시 태양열을 이용한 아파트의 친환경 에너지원이 바야흐로 수소로 바뀌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관련 법이 개정되면 수소로 만든 전기를 아파트 입주민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수소를 100%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아파트, 100% 탄소중립 주거단지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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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국내 1호 수소아파트’ 가보니
연료전지 3대가 전기 만들어내
시간당 4가구 한달 사용량 ‘뚝딱’
누출땐 공기중 흩어져 위험없어
생산한 전기 한전에 팔아 수익도
입주민들 “친환경·비용 저렴 만족”

수소로 만든 전기·열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국내 첫 아파트 단지가 등장했다. 기름 같은 유류에서 도시가스로, 다시 태양열을 이용한 아파트의 친환경 에너지원이 바야흐로 수소로 바뀌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달 24일 오전 울산 북구 위드유아파트(437세대).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자 지상 2층 규모(650㎡)의 회색 건물이 나타났다. 수소를 받아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율동열병합발전소’다. 발전소 옥상엔 컨테이너 크기만 한 연료전지 3대가 눈에 띄었다. 아파트 관리자는 “연료전지 3대는 수소를 사용해 시간당 1.32㎿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전기를 만드는 수소는 약 10㎞ 길이의 파이프로 인근 수소공급공장과 바로 연결돼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울산 북구 율동지구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율동열병합발전소’의 모습.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사용량은 300여㎾. 시간당 4가구가 한 달동안 사용할 전기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연료전지를 옥상에 설치한 건 안전 때문이다. 이종규 울산도시공사 에너지사업팀장은 “혹시 수소가 누출되더라도 실외다 보니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는 모이지 않고 바로 공중으로 흩어진다. 폭발 등 사고 위험이 작다”고 말했다.

수소로 만든 전기는 발전소 건물 1층 송수전설비에,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2층 축열기에 각각 모인다. 축열기에는 열로 데워진 70도의 물 40t을 저장하는데, 이 물은 발전소와 아파트 지하를 연결한 배관을 통해 각 세대에 공급한다. 수소로 만든 에너지가 난방과 온수를 만드는 데 실제 쓰이는 것이다.

40대 한 아파트 입주민은 “도시가스와 비교해 차이점을 못 느낄 정도로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면서 “8월까지는 난방비 등이 무료라고 들었다. 9월부터 요금이 책정되더라도 도시가스보다 저렴하고, 가스유출 위험이 작고, 무엇보다 친환경적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이 낼 난방비 등은 도시가스 요금의 7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율동열병합발전소 옥상에 설치된 연료전지.
수소 에너지원은 돈도 번다. 수소로 만든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전기사업법 등에 따라 전기공급 사업은 한전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 달간 수소로 생산하게 될 전기는 840㎿. 이를 판매하면 약 1억5000만원의 수익을 얻는다.
울산시 관계자는 “관련 법이 개정되면 수소로 만든 전기를 아파트 입주민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수소를 100%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아파트, 100% 탄소중립 주거단지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북구 율동열병합발전소 2층에는 수소로 전기를 만들면서 발생한 열을 저장하는 축열기 등이 설치돼 있다. 온수를 배관을 통해 바로 옆 아파트에 보내 난방 등에 사용한다.
울산시는 2019년 수소시범도시에 선정되면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소를 주거, 교통, 산업 등 전 분야에 활용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150억원을 들여 수소아파트 사업을 진행했고, 2029년 도입을 목표로 수소전기트램을 실증운행하고 있다. 울산도시공사는 율동열병합발전소에 통합안전운영관리시스템을 구축, 지역 내 수소 흐름과 문제 등을 모니터링하고, 관련된 다양한 연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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