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이②] 미 한인 사회도 아프다…"압박감 버려야 산다"
【 앵커멘트 】 MBN 자살 예방 연중기획 두 번째 순서입니다. 미국 사회의 한인 자살률이 다른 이주민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들은 왜 삶의 기로에 섰던 건지, 또 한국 문화의 어떤 점이 그토록 무거운 족쇄를 채웠던 것인지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안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미국 LA 이주민 중 저소득층 노인이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월세는 단 300달러, 하지만 이조차 내지 못하고 삶의 희망을 포기한 채 떠도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한인 타운 근처에는 노숙자가 모여 사는 천막촌이 즐비합니다.
▶ 스탠딩 : 안병수 / 기자 (미국 LA) - "미국 LA에는 한인 30만 명 이상이 거주합니다. 안타깝게도, '자살 공화국'은 재현됐습니다. 이곳의 한인 자살률은 아시아계 전체 자살률의 두 배에 이릅니다."
아메리칸 드림이 좌절된 중·장년층은 다시 일어서지 못합니다.
▶ 인터뷰 : 한인 노숙인 - "(미국에) 1978년, 79년에 왔나? 좀 긴 편이에요. (과거에) 페인트계에서 살아 있는 전설이라 그랬어요. 전설 아시죠?"
또 가정 불화로 집을 나온 청소년들은 마약 중독에 휘청거립니다.
▶ 인터뷰 : 아브라함 전 / 한인 청소년 - "머리에 총을 대고, 방아쇠를 반쯤 당긴 적이 있어요. (그 이후에도) 건물 지붕에서 떨어지고 싶었고요."
세대를 뛰어넘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특유의 '압박감'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 인터뷰 : 한영호 / 미주한인마약퇴치센터 목사 - "학교도 있을 거고, 하다못해 직장생활 하는 것도 있을 거고. (한인) 사회 자체가 성공에 대한 압박감으로 가득하죠."
▶ 인터뷰 : 그레이스 박 / 한인청소년회관 매니저 - "한인 청소년들은 학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합니다. (가정에서도) 번듯한 가족처럼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죠. 어떤 문제가 있어도 숨기기 급급합니다."
한국은 떠났지만 '남들보다 잘 살아야 한다'는 경쟁 문화를 떨치지 못한 겁니다.
이는 자살 원인으로 경제적 문제와 직장, 가정 불화 등이 꼽히는 국내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극한의 경쟁보다, 서로를 보듬는 문화로 이끄는 캠페인이 한국인의 자살 예방 정책에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김재원 / LA정신건강국 코디네이터 - "(서로가) 힘들어하는 모든 것들을 굉장히 잘 받아주시고, 경청해주시고 이러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힘들어도 괜찮다', 그리고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 이러한 메시지를 주시면서…."
MBN뉴스 안병수입니다.
[ ahn.byungsoo@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김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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