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 들게 때린 코치, 손흥민 친형이었다”… 손웅정 父子 피소

정아임 기자 2024. 6. 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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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축구협회 시상식(KFA AWARDS)'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손흥민을 대신 형 손흥윤이 대리수상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아동학대 혐의로 SON축구아카데미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들이 유소년 선수 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한 가운데, 그중 1명은 손흥민 선수의 친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피해 아동 A군이 인천 동부 해바라기센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손 수석코치는 A군에게 욕설을 하고 체벌을 가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아이들에게 가한 학대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었다.

A군에 따르면 지난 3월 9일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 손 수석코치는 A군을 비롯한 4명의 아이들에게 폭행을 가했다. 당시 아이들이 제한 시간 안에 골대 사이를 반복해 뛰는 훈련 도중 코치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진술서에 따르면 그는 아이들을 엎드리게 한 뒤 코너킥 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구타했다. A군은 “(손 수석코치가) 못 들어오면 맞는다 했는데, 장난으로 하신 말인 줄 알았는데 네 명이 맞았다”고 진술했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웃으면서 허벅지에 멍이 든 A군에게 “너는 잘못 때렸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A군은 구타로 인해 허벅지에 피멍이 들었고, 같이 구타당한 다른 아동은 한동안 걷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이 아이들에게 했다는 욕설도 진술서에 나온다. A군은 손 감독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X새끼 완전 또라이네” 등의 폭언을 반복했다고 진술했다. 또 훈련 도중 실수한 A군의 목을 잡고 “잘 살피라고 X새끼야”라고 말했으며 “너 한 번만 더 하면 진짜 짐 싸서 너 집에 보낼 거야. X새끼야” 등 강압적인 태도로 욕설을 반복했다고 했다.

한편 손 감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전지훈련 중 조기 귀국을 하는 바람에 철저히 관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치의 체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사건은 선수를 특정해 체벌을 한 것도 아니고 체력훈련 과정에서 코치와 선수들 사이에서 ‘선착순 달리기 후 20초 안에 못 들어 오는 사람 한 대 맞기’로 합의하고 진행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 A군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가해자 측은 본인들 처지에서만 최선을 다해 미화하고 있다”라며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고 했다.

이어 “피해 아동은 한 번의 학대 행위로 이 사건을 신고한 것이 아니”라며 “손아카데미에 입소해 부모로부터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학대 행위를 참고 또 참고하다가 이 문제를 용기 내어 알리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 감독 등 3명을 지난 4월 중순쯤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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