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 경고·이틀전엔 화재…화성 참사, 드러나는 안전불감증

강영훈 2024. 6. 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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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될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화재 발생 석 달 전 소방당국의 경고가 있었고 불과 이틀 전에는 실제 불이 나기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사안일주의가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화성소방서 산하 남양119안전센터장을 비롯한 소방당국 관계자 4명은 아리셀 공장을 찾아 안전관리 담당 직원 3명을 대상으로 화재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피 방법을 설명하고, 위험물안전관리법상 3류 위험물인 리튬의 특성과 사고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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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막을 기회 수차례 놓쳐…아리셀 무사안일주의가 빚은 '인재'

(화성=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사상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될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화재 발생 석 달 전 소방당국의 경고가 있었고 불과 이틀 전에는 실제 불이 나기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사안일주의가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화성소방서는 지난 3월 28일 아리셀 공장의 소방 여건을 조사했다.

화성 일차전지 제조 공장서 치솟는 연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top@yna.co.kr

소방당국은 아리셀 공장처럼 연면적 1만 5천㎡ 이하인 비교적 소규모인 공장에 대해 2년에 1차례 소방활동 자료 조사를 한다.

화성소방서는 이 조사서를 통해 아리셀 공장 내 건물 11개 동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점을 짚으면서 "상황 발생 시 급격한 연소로 인한 연소 확대 우려가 있음"이라고 지적했다.

화성소방서는 특히 이번에 불이 난 3동과 관련해 "3동 제품 생산라인 급격한 연소로 인한 인명피해 우려 있음"이라고 조사서를 통해 경고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에서는 화재 발생 3개월 전부터 아리셀의 건물 현황과 구조, 보관 중인 위험물의 종류, 연소 확대 요인 등을 근거로 일단 불이 나면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화성소방서는 이어 화재 발생 19일 전인 지난 5일 아리셀에 직접 방문해 화재예방컨설팅을 하기도 했다.

당시 화성소방서 산하 남양119안전센터장을 비롯한 소방당국 관계자 4명은 아리셀 공장을 찾아 안전관리 담당 직원 3명을 대상으로 화재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피 방법을 설명하고, 위험물안전관리법상 3류 위험물인 리튬의 특성과 사고 사례를 소개했다. 일종의 화재 예방·안전 교육을 진행한 것이다.

초기 소화 시도하는 화성 리튬전지 공장 직원들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화성소방서 측의 소방활동 자료 조사 및 화재예방컨설팅이 두 달 사이 연달아 이어졌지만, 아리셀 측의 무사안일주의는 계속됐다.

특히 이번 사고 이틀 전인 지난 22일에는 리튬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나, 아리셀은 119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 불은 작업자가 배터리에 전해액을 주입하던 중 갑자기 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의 온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급상승했고, 이에 따른 과열로 불이 났다는 것이다.

다행히 불이 다른 곳으로 옮아 붙지 않아 큰 사고는 피했지만, 아리셀 측은 재발 방지나 화재 예방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아리셀은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화재 사실을 실시간 보고받고 조치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신고 절차 없이 생산을 재개했다"고 했다.

한번 불이 나면 폭발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연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리튬 배터리를 제조하고, 수만개를 보관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의 해명이라기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결국 소방당국의 경고에 이은 현장 방문과 실제 소규모 화재 발생까지, 사고를 예방할 기회가 여러 차례 주어졌음에도 아리셀의 안전불감증 탓에 아무런 잘못 없는 근로자들이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질문에 답하는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 [공동취재] xanadu@yna.co.kr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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