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 학생 "체감상 더 많아"…지원 사각지대 해소 절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경계선, 말 그대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놓여있는 만큼, 각종 복지와 지원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데요.
정부의 첫 실태조사로 윤곽이 드러난 이 학생들을 앞으로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 현장 교사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정가희 인천 이음초등학교 교사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번 실태조사 결과, 초등학교 경계선 지능 위험군이 반에서 한 명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선 어떻게 체감하고 계십니까.
정가희 인천 이음초 교사 /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학교 현장에서 경계선 학생들은 적어도 1명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계선 학생들의 특성이 학생들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교사들이 체감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계선 학생 중 정서·행동적 어려움이나 학습적 어려움이 매우 큰 경우는 쉽게 발견되고 지원할 수 있으나, 조용하고 학습적 어려움이 드러나지 않은 경우는 발견되지 않는 것입니다.
주로 경계선 지능인 학생들도 환경적인 지원이 조기에 많이 이뤄진 경우, 저학년에서 배우는 쉬운 내용들은 반복연습을 통해 잘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동안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인구의 13.6%라는 추정치만 있었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번 정부 실태조사는 어떤 의미와 한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정가희 인천 이음초 교사 /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전국단위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다만, 이번에 이뤄진 검사는 교사의 관찰을 통해 학생의 어려움을 보고하는 형태였습니다.
실제로 지능검사와 관찰 결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지능검사를 해보면 더 많은 학생이 발견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저학년 수준의 쉬운 학습 내용의 경우, 경계선 지능 학생들도 연습을 통해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학업 및 적응적 어려움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은 경계선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해외 연구를 살펴보면, 경계선 아동은 중고등학교에서 학업 중단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경계선 학생의 비율은 중고등학생의 실태조사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중고등학교의 생활지도교사 및 담임교사가 경계선 학생 지원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서현아 앵커
경계선 지능 위험군 학생 중 기초학력 수준에 도달한 경우도 15.4%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오히려 학교현장에서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요?
정가희 인천 이음초 교사 /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현재 경계선 지능 학생을 발견한 경우, 두드림학교 등으로 지원하거나, 학교 밖 지원으로 연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교사가 학생을 발견한 이후입니다.
하지만 주로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여, 응답하는 형태의 체크리스트형 선별검사는 교사의 역량, 관심 등과 같은 요소들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계선 지능인 학생도 늦게 발견되면서, 지원도 늦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경계선 학생 지원방안에 대하여 아직까지 학교 현장에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전문인력과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발견되더라도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현아 앵커
앞으로 실태조사 범위를 중학생으로 확대하고, 경계선 지능 학생을 위한 대책도 조만간 나올 예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을까요.
정가희 인천 이음초 교사 /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먼저 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한 지원책은 먼저 적절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관찰하는 검사의 경우 교사들이 학생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보고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식개선 및 경계선 지능 역량강화 연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는 초등학교 위주로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경계선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보이는 시기인 중고등학교에서 이러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합니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가 학생을 많은 시간을 들여 관찰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관찰검사뿐 아니라 학생들의 인지적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제적 검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학생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학생들에게 적합한 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필요합니다.
경계선 지능학생은 학생마다 어려움을 겪는 영역이 매우 다양하고, 초,중,고등학생 별로 지원해야할 영역도 다르므로 학생들을 위한 실제적인 연구와 다양한 지도 프로그램, 이를 실행할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합니다.
다만 현재 전문인력이 상주하지 않고 있는 기초학력지원센터 및 학교 차원의 기초학력 사업은 해당 내용을 개발하고 지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현아 앵커
경계에 서 있는 이 아이들과 같이 가려면, 무엇보다 제때 적절한 방법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할 겁니다.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확실한 대응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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