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닉이 이끈 오스트리아 돌풍... "사과해!" 뜬금없이 '맨유' 소환된 이유는?
[OSEN=노진주 기자] 랄프 랑닉(65)의 오스트리아가 네덜란드를 꺾고 예상과 달리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D조 조 1위를 차지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임시 사령탑으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랑닉에 맨유 팬들이 사과를 해야 한단 억지스러운(?) 말이 나올 정도로 오스트리아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랑닉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리아는 26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네덜란드를 3-2로 꺾었다.
이로써 오스트리아는 2승 1패, 승점 6으로 조 1위를 거머쥐었다. 1승 2무(승점 5)를 거둔 프랑스를 조 2위로 밀어냈다. 반면 네덜란드는 1승 1무 1패, 승점 4에 그치며 조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이번 대회는 각 조 3위 팀 중 4위 4개국도 16강에 오르기 때문에 네덜란드도 조별리그 통과엔 성공했다.
'우승 후보' 프랑스를 밀어내고 오스트리아가 조 1위를 차지한 것에 놀랍다는 분위기다.
오스트리아가 빠르게 리드를 잡았다. 전반 6분 왼쪽에서 공을 잡은 프라스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말런이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내려다가 절묘한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네덜란드가 반격했다. 전반 24분 말런이 뒷공간으로 침투하며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왼발 슈팅이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며 무산됐다. 네덜란드는 전반 35분 베이르만 대신 사비 시몬스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오스트리아가 달아나지 못했다. 전반 38분 자비처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아르나우토비치가 결정적 기회를 잡을 뻔했지만,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전반은 오스트리아가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난타전이 펼쳐졌다. 시작은 네덜란드였다. 후반 2분 역습 공격에서 시몬스가 왼쪽 공간으로 패스를 보냈다. 이를 받은 각포가 첫 터치로 수비를 따돌린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오스트리아가 다시 앞서 나갔다. 후반 14분 박스 왼쪽을 깊게 파고든 그릴리치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슈미트가 몸을 날리며 머리로 밀어 넣어 마무리했다.
네덜란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29분 바웃 베호르스트가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떨궈놨다. 이를 데파이가 센스 있는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스트리아가 후반 35분 자비처의 골로 재차 우위를 점했다. 자비처는 바움가르트너의 전진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리며 3-2를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오스트리아의 한 골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후반 38분 바움가르트너가 골망을 흔들기도 했으나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네덜란드는 후반 40분 베호르스트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며 고개를 떨궜다. 대어를 잡아낸 오스트리아 선수들과 랑닉 감독은 팬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영국의 데일리스타는 “오스트리아가 조 1위를 차지하면서 맨유 팬들은 랄프 랑닉에게 사과해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랑닉 감독은 2021년 11월 시즌 도중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의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종료까지만 팀을 이끄는 임시 사령탑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을 일궈내지 못해 비난을 받았다. 설상가상 당시 맨유 소속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불화설까지 나돌았다. 맨유는 해당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6위를 기록했다. 랑닉은 예정대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데일리스타는 “오스트리아가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맨유에서 불운한 시간을 보내며 보여준 축구와 (이번 대회에서 오스트리아가 보여준 축구는) 달랐다. 일부 팬들은 영국 언론과 맨유 팬들이 랑닉에게 사과해야 한단 주장도 펼치고 있다”라고 들려줬다. 그만큼 오스트리아가 유로2024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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