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담] 5·18 조사위 활동 종료…정수만 “제대로 된 게 거의 없다”

KBS 지역국 2024. 6. 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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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오늘 해단식을 끝으로 4년 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조사위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조사 보고서를 펴내는 것이었는데요.

국가 차원의 첫 5.18 조사보고서라는 의미가 있지만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큽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님 모시고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5.18 조사위에 거는 지역사회의 관심과 기대가 사실 컸습니다.

활동이 끝났는데 그간의 활동들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변]

조사해 나오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과연 광주시민들의 뜻에 부합할 수 있는 보고서가 나올 것인가 의심을 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걱정했던 것들이 역시나 그렇게 제대로 이루어진 게 거의 없다라고 이렇게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 같아요.

[앵커]

결국 그렇게 보시는 어떤 근거, 그리고 최종 결과물이 종합보고서일텐데요.

조사위가 보고서를 통해서 북한군 개입설 그리고 민간인 집단 학살 이런 것에 대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일부 냈다, 이렇게 평가를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지 않다고 보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그런 것들은 자기들 이야기인 것이지, 광주시민이 '북한군이 들어왔다.'라고 누가 인정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어디있어요?

그리고 그때 여건상 그럴 수가 없는 일이었거든요.

당시가 '계엄' 하였기 때문에 사람, 그 많은 사람들이 광주에 들어왔다고 한다면 그걸 방어를 해야 되는 국방부가 잘못한 것이죠.

그래서 사실은 광주가 그것에 대해서 논할 필요는 없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앵커]

이제 보고서가 왜곡 논란이 있어서 도청 앞 발포 과정에서의 권 일병 사망 경위랄지, 무기고 습격설이랄지 이런 부분은 일부 보완이 추후에 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로는 좀 수정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답변]

그런데 이제 종합보고서를 제가 좀 봤거든요.

봤는데, 권 일병 사건도 아주 미흡하게 좀 넘어갔더라고요.

그런 정도 가지고는 안 됩니다.

확실하게 왜 우리 장갑차가 그쪽에 갈 수가 없는 것인가 이런 부분까지 다 규명이 됐어야 해요.

그 권 일병이 사망한 장소에는 우리 장갑차는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거기에 금남로 일가 쪽에 두 대의 군 장갑차가 대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이를 어떻게 비집고 가서 그 장갑차 뒤에 있는 권 일병을 칠 수가 있어요.

그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고 우리 장갑차 동선 자체가 다릅니다.

그런 것이 왜 거기에 우리가, 우리 장갑차가 쳤다 라고 이렇게 그런 말이 왜 나오는가, 그러니까 그 장소를 정확하게 알면 우리 장갑차는 들어갈 수가 없다는 걸 알 수 있거든요.

[앵커]

회장님께서 사실 말씀 도중에 굉장히 세부적인 근거들을 제시하시고 이럴 수 있는 것이, 오랜 세월 동안 5.18 자료를 손수 모으시고 또 진상규명의 최전선에서 활동을 하셨단 말입니다.

보고서에 다른 부분들, 가장 아쉬운 부분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어떻습니까?

[답변]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어요.

'교도소 습격 사건'.

이것을 광주시민이 교도소를 습격했다고 하는 국민들 누가 이해를 하겠어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이게 특전사 기록을 보면 '4건의 습격을 한 사실이 있다.'라고 이렇게 기록이 돼 있어요.

그런데 이게 이게 세월이 지나면서 1988년에 그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511위원회가 만들어져 가지고 5건으로 고쳐버린 거예요.

(왜곡 조직이) 그렇죠.

그렇게 그걸 고쳐가지고 했던 게 이제 묵시적으로 인정해버린거죠.

그런데 이번 기록을 보니까 이게 5건으로 5회에 걸쳐서 했다는 게 딱 명시가 됐더라고요.

이건 정말로 잘못된 것이다.

또 하나는 '주남마을 사건'이죠.

주남마을 사건에 저희들이 파악한 건 4건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이번 조사 결과가 1건으로 돼 있거든요.

이렇게 돼 있는데 과거에 12.12, 5.18 조사 때도 1건으로 돼 있었어요.

그랬는데 이게 그대로 돼버린 거예요.

이거 그대로 됐는데 도저히 이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앵커]

그러니까 사실 조사위의 활동이 미진하고 기대에 못 미쳤다라는 평가입니다.

이 이유, 그러니까 왜 조사위가 진상규명을 제대로 못했는지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그것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거나 기록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거나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기록을 제대로 살펴봐도 이것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됐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너무 무성의하게 이걸 대응을 했지 않느냐 이런 생각들이 들어요.

[앵커]

결국 핵심 과제들, 발포 책임이라든지 암매장 이런 것들이 미완의 과제로 여전히 남게 돼 버렸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좀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지금 민간인 보고서를 만들어야 된다라는 이야기를 제가 주장을 했었어요.

이렇게 했었는데, 예산이 들어가니까 광주시나 5.18 기념재단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서 이제는 민간인 보고서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민간 차원에서 보고서를) 그렇죠.

이렇게 해서라도 보고서는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종합보고서에 나온 것은요.

그 광주에서 있었던 사건들의 정말 중요한 사건들은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뭘 조사를 해서 뭘 했었는지 나는 알 수가 없어요.

그것들을 다 조사를 해서 기록으로 남겨야 된다라는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앵커]

말씀대로 민간에서 보고서를 만들게 된다면 회장님께 많은 도움을 받고 또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조사위의 활동은 끝났지만 5.18 진상규명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황입니다.

광주시가 항구적인 5.18 조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도 냈는데 앞으로 지역사회의 노력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님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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