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힌남노’ 막는다더니…설계빈도는 그대로?
[앵커]
2년 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북에서만 11명이 숨졌는데요.
경북도가 이런 피해를 다시 겪지 않도록 하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홍수 방어시설의 기준이 되는 설계빈도는 힌남노 이전과 같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보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간당 110mm의 기록적인 폭우를 뿌린 태풍 힌남노.
강물이 급속도로 불어나, 포항 칠성천과 맞붙은 대송면에선 주택 천여 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피해 주민 : "그때는 엉망진창이었어요, 엉망진창. 차 같은 것도 물에 잠긴 것도 처음이고."]
이런 피해를 겪지 않도록 지난해 하천 재해복구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경북도는 포항에서만 천7백억 원 넘는 돈을 들여 지방하천 5곳의 토사를 퍼내고 교량을 새로 짓습니다.
그런데 하천의 홍수 방어시설 설계 기준이 되는 설계빈도는 한 곳을 제외한 네 곳 모두 80년으로 설정됐습니다.
80년에 한 번 발생하는 강우에 대비한다는 건데, 힌남노 이전과 같습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KBS재난방송전문위원 : "힌남노 때 비가 왔던 것보다 적게 산정이 되면 안 되잖아요. 힌남노 때 비가 왔던 데이터를 넣어서 80년 빈도를 만들면 괜찮아요. 근데 (힌남노를)같이 안 넣고 빈도 해석을 하면 (문제가 있습니다)."]
경북도는, 설계빈도를 결정하는 하천 정비 기본계획이 10년에 한 번 수립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설계빈도를 높일수록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제방의 여유를 충분히 두면 홍수 대비에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극한 강우 사례가 늘고 있지만, 도내 하천의 설계빈도 대부분은 획일화된 상황, 최근 기후를 반영해 하천 정비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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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규 기자 (bokg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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