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워크와 달라…패파 "공유오피스부터 사옥 관리까지"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인터뷰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패스트파이브 제공>

길어진 경기 불황으로 미국 최대 공유 오피스업체 위워크가 파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오피스 전대(轉貸)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공실 폭탄'을 맞아 휘청이는 미국 오피스시장과는 달리 우리 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국내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의 창립 10주년을 앞둔 지난 24일 김대일(사진) 대표는 '한국형 공유 오피스'의 현황과 신사업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는 "위워크와 같은 미국 공유오피스가 '공유'나 '커뮤니티'에 방점이 찍힌 데 반해 국내 공유 오피스는 독립된 업무 공간을 가진 보완재적 오피스라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1~2%대로 극히 낮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수요는 많다. 실상 패파 임차사 중 스타트업은 30% 미만으로 디자인이나 광고·미디어 회사, 또 대기업의 신사업팀이나 태스크포스(TF) 수요가 대부분이라 경기 위축기에도 폐업 등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10년간 국내 오피스 시장이 강남권역(GBD)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남 오피스는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교통과 문화 등 업무 인프라가 갈 수록 집중됐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벤처캐피탈리스트 출신인 김 대표가 포항공대 선후배 사이였던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이사회 의장과 함께 회사를 설립한지 햇수로 10년이다. 패파는 2015년 서울 남부터미널역 근처에서 1호점을 오픈해 2024년 6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4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입주 기업만 2만1000개사가 넘는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런칭한 B2B사업인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Powerd by FASTFIVE)'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파워드바이 패파는 사무용 건물을 임대 후 개발해 200인 규모의 기업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제공하는 사옥구축 솔루션이다. 이미 6곳의 임차사와 계약을 마쳤고 현재 5~6건이 계약 과정에 있다. 김 대표는 "공유 오피스와 같이 전대 마진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이지만, 임대인에게는 대형 공실을 해소하고 복잡한 계약관계나 분쟁의 소지를 방지해 주는 한편 패파에 우호적인 임대인들과의 계약을 통해 저렴한 보증금 등의 혜택을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개인과는 달리 업무에 필요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특히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계 회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글로벌 빅테크 계열사 한 곳은 본사에서 임원이 온다며 행사 준비를 부탁하기에 한국식 환영식으로 현지에서도 인기있다는 냉동김밥 등을 차려내 호평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파워드바이 패파의 임차사들도 패파 모바일 앱으로 모든 지점의 미팅룸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