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보조금 대신 감세 지원…민주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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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3년 연장 등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미국 등 국외 주요국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적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았던 것이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에서 정부보다 높은 수준의 반도체 세제 지원 방안을 들고나온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업계에서 요구해온 '직접 보조금' 대신, 세제 지원 확대와 저리 정책금융, 도로·용수 등 반도체 산업단지 인프라 구축 지원 방안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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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6일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3년 연장 등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미국 등 국외 주요국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적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았던 것이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에서 정부보다 높은 수준의 반도체 세제 지원 방안을 들고나온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 보조금 대신 세금 감면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을 보면, 대부분의 일반 기업들은 시설 투자비의 3~12%, 알앤디(R&D) 투자금의 2~25%를 법인세(또는 사업소득세)에서 공제받는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분야의 기업은 이보다 더 많은 감면을 받는다. 시설투자와 알앤디 투자에 적용되는 공제율은 각각 15~25%, 30~50%다. 공제율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다.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 주요국에 견줘서도 감면 수준이 높다는 게 기획재정부 설명이다. 이런 국가전략기술 ‘우대’ 세액공제는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3년 더 연장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반도체 기업이 받는 세금 감면 제도는 또 있다. 투자 증가분(직전 3년 평균 투자금액 대비 증가분)의 10%를 세액에서 빼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그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업계에서 요구해온 ‘직접 보조금’ 대신, 세제 지원 확대와 저리 정책금융, 도로·용수 등 반도체 산업단지 인프라 구축 지원 방안을 택했다. 미국과 달리 직접 보조금 지원 방안을 배제한 데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은 생산시설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라 보조금을 택한 것이고, 한국과 대만은 제조 기반이 이미 있는 터라 세제 지원이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재정지출이 크게 억제돼 있는 상황이 세제 중심의 지원책 발표로 귀결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더 많이, 더 오래 지원하자는 야당
정부 발표에 하루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보다 더 높은 수준의 반도체 세제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년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를 10년 연장하고, 반도체 분야에 한해 공제율을 현행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이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다음주 중 이런 내용을 담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야당의 정책 제안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 지원에 정부와 야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모양새인 셈이다. 이는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돼 있다는 걸 뜻한다. 하지만 한정된 재정 자원을 특정 산업 부문에 몰아주다시피 하는 건 형평성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와 연구개발 세액공제로 인한 국세 감면액(잠정)은 각각 5조7천억원과 4조8천억원으로, 전체 국세 감면액(77조1천억원·잠정)의 13.6%에 이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조세 지출(세금 감면)은 세제의 형평성과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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