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재 무방비가 키운 참사, 일회성 사후점검 그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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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리튬 1차전지 공장 화재사고는 총체적 안전관리 부실이 빚어낸 예견된 참사였다.
근본적으로 리튬 화재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사실도 속속 드러났다.
이에 따라 화재 등에 대비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고시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
뒤늦게 정부는 전국 전지 제조 공장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안전조사를 벌이는 한편, '배터리산업 현장 안전점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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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리튬 1차전지 공장 화재사고는 총체적 안전관리 부실이 빚어낸 예견된 참사였다. 석달 전 소방당국이 화재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그에 따른 대책은 수립되지 않았다. 일반 화재보다 위험성은 훨씬 큰데도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매뉴얼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정부가 일회성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데 그쳐서는 작업장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
26일 공개된 관할 소방서 자료를 보면, 소방당국은 지난 3월 말 불이 난 아리셀 공장 3동 건물을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 지역’으로 지목했다. 불이 나면 급격히 번질 우려가 있고 일반적인 방식으로 불을 끄기 어려운 리튬의 위험성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위험물 취급에 따른 안전수칙 준수와 자체 소방훈련 실시 등이 필요하다고 지도했지만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 발생 건물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직원들은 대피로를 찾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고 일반 소화기로 불길을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소방당국의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리셀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리튬 화재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사실도 속속 드러났다. 리튬은 화학물질관리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관리되는 유해화학물질에서 빠져 있었다. 1차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작은 것으로 인식돼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된 것이다. 이에 따라 화재 등에 대비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고시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 일단 불이 붙으면 연쇄 폭발이 일어나는 등 위험성이 높지만 사실상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다. 더군다나 리튬과 같은 금속화재는 별도의 화재 대응 매뉴얼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공식 화재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아 금속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특수소화기 설치 의무 등의 안전기준이 없다.
뒤늦게 정부는 전국 전지 제조 공장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안전조사를 벌이는 한편, ‘배터리산업 현장 안전점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겠다고 한다. 과거에도 군을 비롯해 유사한 폭발 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관련 대책은 사고가 난 곳 위주로만 수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안전점검을 철저히 벌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통일된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계는 “리튬 전지는 신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만큼 알려지지 않은 위험 요인이 많다”고 우려한다. 리튬 전지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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