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아프리카서 남미까지 4184km 이동한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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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 거리 이동을 하는 곤충으로 알려진 '작은멋쟁이나비(Vanessa cardui)'가 쉬지 않고 대서양을 건너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까지 이동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식물학연구소, 캐나다 오타와대 등 공동연구팀은 작은멋쟁이나비가 4184km를 이동해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 북동 해안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까지 이동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5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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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 거리 이동을 하는 곤충으로 알려진 '작은멋쟁이나비(Vanessa cardui)'가 쉬지 않고 대서양을 건너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까지 이동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 지금껏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에서 사막과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장거리 이동한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남아메리카까지 갔다는 연구결과가 처음 나온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식물학연구소, 캐나다 오타와대 등 공동연구팀은 작은멋쟁이나비가 4184km를 이동해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 북동 해안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까지 이동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5일 발표했다.
2018년 10월 제라드 탈라베라 바르셀로나식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기아나에서 작은멋쟁이나비 무리를 발견했다. 작은멋쟁이나비는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당시 남아메리카에서 발견됐다는 학계 보고는 없었다. 나비들의 날개가 너덜너덜하고 구멍이 뚫린 점을 발견하고 탈라베라 박사는 이들이 아프리카에서부터 장거리 이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우선 연구팀은 나비에 달라붙은 꽃가루의 DNA를 분석한 결과 꽃가루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피는 식물의 꽃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이 식물은 아프리카에서 8~10월부터 꽃을 피우기 때문에 나비가 남아메리카에 도착한 시기와 일치했다.
또 연구팀은 나비의 게놈 서열을 분석해 혈통을 추적한 결과 이들이 유럽과 아프리카에 있는 작은멋쟁이나비와 유전적으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나비 날개의 동위원소도 분석했다. 나비 애벌레가 특정 지역의 식물을 먹으면 이 식물이 갖고 있던 지역 특유의 동위원소 분포를 갖게 된다. 나비의 동위원소를 조사해 이들이 서유럽, 북아프리카, 서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점을 밝혔다.
연구팀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부는 바람이 이들의 이동을 도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라베라 연구원은 5~8일간 작은멋쟁이나비가 대서양을 건너 쉬지 않고 약 4814km를 이동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곤충의 이동을 분석하는 연구는 생태학, 질병학적으로 의미가 있다. 곤충은 꽃가루, 곰팡이, 심지어 식물 질병까지 먼 거리까지 운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내용에 대해 학계에서는 곤충의 이동을 추척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준 혁신적인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doi.org/10.1038/s41467-024-49079-2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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