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러다 다 죽어"… 재계 `극약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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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에 이어 HD현대그룹 계열사도 주6일 근무제를 부활시켰다.
최근에는 삼양그룹 등 중견기업까지 위기경영 차원에서 임원들의 주6일 복귀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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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물량공세로 전통산업 몰락
삼성·SK·현대 주6일제 부활
출장비·점심식대 등 비용절감
삼성, SK에 이어 HD현대그룹 계열사도 주6일 근무제를 부활시켰다. 미·중 패권경쟁 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고금리 장기화, 경기회복 지연 등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발(發) 산업전환과 중국의 물량공세로 인한 전통산업의 몰락 등 여러 경영 악재가 몰려오는 '복합 위기' 상황에 몰려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창립 기념일 60주년을 맞는 오는 7월 1일부터 임원에 한해 주 6일제 근무에 돌입한다. 임원들의 토요일 출근은 선제적 위기 대응 차원이다.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대내외 불확실성과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대표 역시 공장 출근을 기존 주 1회에서 주 3회로 늘리며 현장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유독 실적이 부진했다.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6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77.9% 감소했다. 올해 1분기는 3052억원을 기록해 다소 회복했지만, 2분기는 정제마진이 다시 5~6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허리띠도 졸라매고 있다. 현재 대산공장을 중심으로 추가설비 투자금액의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의 긴장감은 최고조다. 삼성과 SK 등 주요 대기업들도 속속 임원 주6일 근무제로 복귀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4월부터 제조 계열사의 임원들이 주 6일제를 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2월부터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켰는데, 이는 24년 만이다. 삼성의 경우 2년 전부터 이미 '비상 경영'에 돌입했고, SK는 대대적인 사업 '리밸런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지난해 말 '서든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경고한 뒤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일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을 교체하는 등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임원들의 격주 주 4일제 근무를 주 5일제로 변경했다. 최근에는 삼양그룹 등 중견기업까지 위기경영 차원에서 임원들의 주6일 복귀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기업들은 임원들에게 위기 경각심을 고취하는 동시에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비용 절감을 병행하고 있다. 출장비나 운영비, 점심 식대까지 줄이는 등 조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다 죽는다'는 각오로 '극약경영'에 나선 것이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생산성을 높일 방안을 찾지 않으면 앞으로 다가오는 위기를 대응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방증"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기업들의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박용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임원 주 6일제가 도입된 데는 고금리 등 대내외 악재 장기화로 기업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진 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비상경영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기업들의 빠른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한 선제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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