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UAE 진출하고 싶다면…“밸류에이션부터 키워라”
아예 초기 단계에 진출해 액셀러레이팅 받는 방법도
한국 관심 많은 CVC나 허브71 같은 육성 기관도 추천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창업 단계부터 현지에서 시작하지 않는 이상, 적어도 국내에서 시리즈 B나 C 단계를 거친 후 UAE에 진출하기를 추천합니다.”
다수 전문가가 각종 투자 주체가 즐비한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사정에도, 한국에서 어느 정도 기업 규모를 키운 뒤 진출하기를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국내에서 레퍼런스 케이스를 충분히 쌓아야 현지에서 투자나 협력, 프로젝트 수주를 일궈낼 수 있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다. 전문가들은 이와 별개로 현지에서 초기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 각종 지원과 혜택이 쏟아지기도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UAE 현지에서는 국부펀드, 멀티 홀딩 컴퍼니 등 다양한 투자 주체들이 각각 VC 펀드를 운영하거나, 직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전문가들은 UAE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한국에 관심 있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로부터의 투자 유치와 정부 육성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을 추천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UAE 대표 VC 중 하나인 CVC 이앤(e&)캐피탈을 소개했다.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도입과 운영을 돕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중동에는 UAE와 사우디에 진출했다. 이때 UAE 1위 통신 사업자인 이앤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한주 대표에 따르면 이앤은 7조원을 출자해 사모펀드와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이 중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벤처펀드에 투입됐다. 이앤캐피탈은 300억원 규모의 해당 펀드를 운용하며 지난 1년 반 동안 투자를 진행했고, 아직도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이심(eSIM)이나 AI 문서 검증 등 다양한 분야의 시리즈 A와 B 단계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박태순 스파크랩 아부다비 대표는 초기 단계 기업을 위한 UAE 대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허브(Hub)71을 설명했다. 앞서 스파크랩은 지난해 8월 허브71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바 있다. 허브71은 UAE 아부다비 정부 산하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다. 지금까지 54개 국가의 260곳 이상의 스타트업이 허브71로부터 15억달러(약 2조원)를 조달했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규모가 아부다비 현지 펀드로부터 조달된 금액이다.
허브71은 초기 기업부터 시리즈 C까지 다양한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인큐베이터나 액셀러레이터들의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함은 물론, VC 네트워크 자리 조성을 통해 매칭된 투자사에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자산, 기후테크 분야 기업을 육성하는데 관심이 많다. 국가 주력 산업인 핀테크, 에듀테크, 헬스케어 섹터 역시 주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박태순 대표는 “게이밍, 리테일테크, 프롭테크 등도 지원이 늘어날 분야로 예상되니, 한국 뷰티 기업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현지 투자자와의 인터랙션과 투자 유치 전략을 위한 각종 정보를 공유했다. 이한주 대표는 중동이 국가와 사기업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정부 방향성을 심 도있게 들여다보고, 진출하려는 사업이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지 비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사우디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섹터에 관심이 많고,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탈석유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전환과 관광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식량 자급자족하는 식량안보도 관심이 많은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이웅희 H2O호스피탈리티 대표는 “중동의 꽌시(關系)와 흡사한 ‘슈라(협의)’라는 개념이 있다”며 “직접 그들과 만나서 관계를 형성하는 게 가장 크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연 엔씽 대표 역시 이에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면 거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공감했다. 김혜연 대표는 이어 “약속을 잘 이행하는 면이라던지 정부와의 관계 등을 통해 최근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른 글로벌 기업 배제하고 한국에 기회가 더 주어지는 편”이라고 전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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