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황)선우야, 이번엔 너 이길게!"→황선우 "내 자존심 종목, 질 수 없죠" 수영 불꽃경쟁 폭발 [MD진천]
[마이데일리 = 진천 심혜진 기자] 한국 수영의 황금기를 이끄는 쌍두마차 김우민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가 한 달 남은 파리올림픽 출전 각오와 함께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대한체육회는 2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2024 파리하계올림픽대회 D-30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후 종목별 훈련 공개 및 선수 인터뷰의 시간이 진행됐다.
첫 번째로 수영 훈련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 수영 대표팀의 간판이자 이번 올림픽에서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황선우와 김우민이 훈련 전 취재진 앞에 섰다.
먼저 김우민이 나섰다.
김우민은 "이제 30일 남았다. 일주일 전과는 또 다른 마음인 것 같다. 한달 뒤엔 올림픽을 잘 끝마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더욱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저번 올림픽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엄청나고 특별한 무대다. 영광스럽기도 하고 더 강한 욕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한 욕심은 바로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다. 김우민은 수영 종목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은 수영 첫날인 7월 27일 열리기 때문이다. 김우민의 기세에 따라 수영 종목의 낭보도 기대해볼만 하다.
특히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의 주종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문에 김우민이 금메달을 딴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메달을 걸 수 있다. 박태환의 후계자가 될 수도 있는 기회다.
김우민은 "400m를 주종목으로 삼고 있는 만큼 더 욕심이 있다. '박태환의 후계자' 이런 말보다는 내 기록과 경쟁 상대들만 신경쓰려 한다"고 말했다.
자유형 200m도 출전하다. 하지만 황선우도 출전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민은 "(황)선우와 함께 포디움(시상대)에 올라가는 것이 작은 소원이다. 그리고 선우를 이겨보고 싶다. 아직 한 번도 선우에게 이겨본 적이 없다. 농담삼아 선우에게 '내가 너 이기겠다'는 말도 했었다. 이번에는 꼭 이루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다"고 선전포고를 날렸다.
이렇게 말하지만 김우민과 황선우의 관계는 남다르다. 팀 동료이기도 하면서 경쟁 상대이지만 사이가 엄청 좋다.
김우민은 "같은 종목을 하면서 경쟁하고 있긴 하지만 룸메이트이면서 같은 티의 선수다. 서로 많이 응원해주고 있다. 격려든 파이팅이든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수다.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선수 중에 한 명이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마지막으로 김우민은 "이번 올림픽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부터 세계선수권까지 시합을 치러왔는데 파리올림픽을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생각한다. 단계를 차근 차근 밟고 나가고 있어 굉장히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황선우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황선우는 "3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과 경험으로 파리올림픽에서 좋은 레이스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황선우는 고교생 신분으로 출전했던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 44초 62의 좋은 기록을 냈고, 결선에선 1분 45초 26으로 7위에 오르며 깜짝 스타로 등장했다. 이후 여러 대회를 거치면서 한국 수영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성장했다.
황선우는 "이제는 많은 국민분들, 팬분들이 응원을 해주시고 기대를 가져주시니 어깨가 확실히 무거워진 것 같다. 한국 수영이 (도쿄)올림픽 이후부터 좋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어서 이 황금 세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이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 200m, 혼계영 400m, 계영 800m 등 4개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 중 자유형 200m에서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특히 김우민의 선전포고에 대해서는 "자유형 200m는 나의 자존심인 종목이고 하니깐 우민이형에게는 지지 않도록 해보겠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도 김우민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황선우는 "두 개의 태양은 뜰 수 없다고 많이들 말씀하지 않나. 그런데 저랑 우민이 형은 두 개의 태양이 아닌 둘도 없는 동료이고 형제 같은 사이다. 3년 내내 같이 붙어서 지내고 1년 중 300일 가까이 지내고 있기 때문에 불화는 전혀 없다. 형동생 사이로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황선우가 출전할 자유형 200m에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가 있다. 바로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다.
최근 포포비치의 기세가 놀랍다. 특히 지난 22일 2024 유럽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3초13로 우승을 차지했다. 포포비치가 작성한 1분43초13은 올해 남자 자유형 200m 경기에서 처음으로 나온 1분43초대 기록이다.
아직 1분 43초대를 찍어보지 않은 황선우에게는 큰 자극제가 될 수 밖에 없다.
황선우는 "포포비치의 기록은 대단한 자극이 됐다. 자유형 200m 랭킹 상위권이 1분44초대 선수들로 분포돼 있었는데 포포비치가 1.5초 가까이 앞서 나갔다. 이 종목은 1초가 매우 큰 차이"라며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 최고 기록을 넘어 1분43초대를 찍고 시상대에 오르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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