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점에서 출발…무용지물된 '법정 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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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사가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놓고 기싸움하느라 내년에 얼마로 시급을 정할지에 대한 논의는 한 발짝도 떼지 못했습니다.
매년 이런 식인데요.
법정 심의기한인 내일(27일)에야 비로소 첫 논의가 시작되면서 마지노선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오정인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법정 심의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 해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면 90일 안에 심의를 마쳐야 하는데, 바로 내일입니다.
지난 1988년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후 법정 기한 내 심의를 마친 건 9번에 불과합니다.
[오계택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논의가 치열하잖아요. 대기업 저연차부터 심지어 공무원,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에 매몰되다 보니까, (최임위) 부담이 굉장히 크다고 봐요.]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최임위 위원 교체로 위원회가 지난달 12일 구성되면서, 첫 회의는 법정 기한을 30여 일 앞두고 열렸습니다.
최저임금 확대 적용부터 구분 적용까지, 안건마다 노사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양측의 최저임금 첫 제시안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인재 최임위 위원장은 법정 기한을 이틀 앞두고서야 사용자와 근로자 측에 "최초 제시안을 준비해 달라"라고 요청했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을 결론 내려야 할 도착점에서 출발을 하는 셈입니다.
[윤동열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 법정 기한 자체를 (고시 기한인) 8월 5일로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강제적으로 둘 수 있는 방법은 법적 조치밖에 없겠죠. 결정 체계 자체가 개편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임위 법정 기한이 사실상 뼈대만 남았지만, 정부도 국회도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지난 제21대 국회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31건 발의됐지만 '법정 기한'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지난달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 만큼, '늑장 심의'를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SBS Biz 오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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