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끄기 힘든 리튬전지 불… 전용소화기 기준 자체가 없다

정지윤 기자 2024. 6. 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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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에 애를 먹어 리튬배터리 화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현행법상 금속화재 전용 소화약제를 개발·승인할 기술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의대 류상일(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시중에 고가의 금속화재 전용 소화기가 유통되지만 비교적 최근에 개발을 시작했고, 기술기준도 없어 성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기술기준을 마련해 정부가 연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량생산을 유도해 가격을 낮추는 시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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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뿌리면 수소가스 폭발하고
분말 소화기는 재발화 가능성
금속마다 적합한 소화약제 달라
현행법상 통일된 기술기준 없어
최근 전기차 등 활용 확산세
전문가 "정부 적극 연구개발을"

진화에 애를 먹어 리튬배터리 화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현행법상 금속화재 전용 소화약제를 개발·승인할 기술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시중에 금속화재 전용 소화기가 고가에 유통되지만 성능을 담보할 수 없다며 기술기준 도입과 방재설비 강화를 촉구했다.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소방 전문가 등에 따르면 현행법상 금속화재 전용 소화약제 개발할 기술 기준이 없어, 한번 불이 붙으면 진압이 힘든 금속화재 특성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튬 배터리 화재는 일반적인 불과 달리 물을 뿌리면 수소 가스가 발생해 추가 폭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인 분말 소화기를 쓰면 재발화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경상대 김만규(소방행정안전관리과) 교수는 “금속화재는 막대한 양의 모래나 염화나트륨을 이용해 불을 끄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며 “이러한 방재 설비가 금속화재에 취약한 곳에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관련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재의 가장 기본은 소화기지만, 문제는 현행법상 금속화재 전용 소화기의 통일된 기술 기준이 없어 제품 개발과 보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소방시설법이 정한 소화기 종류는 ▷일반화재(A급)▷유류화재(B급)▷전기화재(C급)▷주방화재(K급)다. 금속화재(D급)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 이는 금속 종류마다 진화에 적합한 소화약제가 달라 기준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액도 부담이다. 시중에는 일반 소화기를 1만~2만 원이면 쉽게 살 수 있는 것과 달리 금속화재 소화기는 최소 수십만 원대를 호가한다.

전문가는 최근 전기차, 전기 킥보드 등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금속화재 전용 소화기 기술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의대 류상일(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시중에 고가의 금속화재 전용 소화기가 유통되지만 비교적 최근에 개발을 시작했고, 기술기준도 없어 성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기술기준을 마련해 정부가 연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량생산을 유도해 가격을 낮추는 시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3면 보도)를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화재사고수사본부는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사망자 23명 전원의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망자의 소사체가 발견된 장소는 주로 최초 발화지점인 2층으로, 경찰은 대부분 피해자가 내부 구조가 낯선 일용직 노동자라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CCTV 영상을 보면 흰 연기가 실내에 가득 차기까지 걸린 시간은 15초에 불과해 순간적으로 유독성 연기를 들이마신 노동자들이 몸을 가눌 수 없어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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