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7년 만의 서해 사격훈련, 무분별한 긴장조성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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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이달 초 9·19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시킨 뒤 처음으로 연평도·백령도 지역에서 K-9 자주포 등의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무려 7년 만에 서해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이날 훈련에서 해병대는 황해도 쪽 아닌 남서쪽으로 포를 쐈지만, 이 지역에서 사거리가 긴 자주포·다연장로켓 등으로 사격훈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북엔 큰 위협이 된다.
북의 그날 '만행'으로 연평도에 있던 우리 군인과 민간인 등 4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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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이달 초 9·19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시킨 뒤 처음으로 연평도·백령도 지역에서 K-9 자주포 등의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무려 7년 만에 서해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가뜩이나 한반도 주변 국제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2010년 연평도 때와 같은 위기가 발생하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크게 우려된다. 정부는 불필요하게 북을 자극하는 대신, 국민의 실제 삶에 적잖은 위협이 되고 있는 ‘오물 풍선’ 문제부터 제대로 풀기 바란다.
해병대사령부는 26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백령도·연평도에서 각각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 290여발을 남서쪽 공해상으로 쐈다고 밝혔다. 서북도서 정례 해상사격훈련은 2017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훈련에서 해병대는 황해도 쪽 아닌 남서쪽으로 포를 쐈지만, 이 지역에서 사거리가 긴 자주포·다연장로켓 등으로 사격훈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북엔 큰 위협이 된다. 2010년 11월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은 남북 간의 이런 힘겨루기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북의 그날 ‘만행’으로 연평도에 있던 우리 군인과 민간인 등 4명이 숨졌다.
당시 크게 놀란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을 서해로 급파해 북한을 강하게 견제했다. 그때만 해도 미·중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젠 미국도 중국이 ‘내해’로 인식하는 서해에 전략자산을 맘대로 투입할 수 없다. 미국이 무리하면 미-중 충돌이 불가피하고, 그렇다고 방치하면 북에 ‘도발을 해도 된다’는 나쁜 신호를 줄 수 있다. 처음부터 갈등 수위를 높이지 않으려는 정부의 신중한 대응이 더 절실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가치 외교’와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워왔다. 그 결과 북·러와의 관계는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고, 중국과 관계는 서먹해졌다. 한·미·일 3개국은 이달 말 중국을 마주 보는 동중국해에서 사상 처음 연례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 훈련을 실시한다. 기껏 소통 실마리를 잡은 한-중 관계는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불안한 국제정세만큼이나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건 북의 오물 풍선이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오물 풍선이 서울·경기도에 진입했다는 경고 문자가 뜬다. 몇몇 탈북민들의 이른바 ‘표현의 자유’가 국민 전체의 안전보다 더 중요할 순 없다. 정부는 서해에서 불필요한 ‘힘자랑’을 그만두고, 북을 향해 거듭 전단을 뿌려대는 탈북민단체부터 단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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