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한강변 지각변동 … 장미아파트 최고 49층 재탄생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4. 6. 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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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통기획 설명회
4800가구 70%가 한강 조망
도심 속 열린 정원 콘셉트로
단지 동서남북 4개정원 조성
주공 5단지와 '재건축 투톱'
갭투자 안돼 투자자 주의
최고 49층, 4800가구로 재건축될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 아파트 전경. 한주형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지역 마지막 한강변 재건축으로 꼽히는 신천동 장미1·2·3차 아파트가 최고 49층, 4800가구로 탈바꿈한다. 이 단지는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4개 정원과 3개 공원을 품은 친환경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 교통회관에서 장미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신통기획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와 민간이 한 팀이 돼 정비계획안 초안을 만드는 제도로, 재건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79년 준공된 장미아파트는 14층, 33개동, 3402가구로 구성됐다. 민간 건설사인 라이프주택이 지은 재건축 대상 트리오 아파트(진주·미성·장미) 중 유일하게 착공하지 않고 조합설립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강변과 맞닿아 있고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초역세권 단지로 입지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계획안에는 장미아파트에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적용해 최고 49층, 4800가구로 짓는 내용이 담겼다. 한강변에 인접한 첫 주동은 20층 이하로 배치하고 뒤로 갈수록 단계적으로 층수가 높아지는 '중첩 경관'을 형성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60~70%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나머지 가구는 남향이 되도록 단지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에 위치한 잠동초와 잠실중은 현재 상태를 유지해 존치한다.

서울시는 '도심 속 열린 정원'으로 정비사업 콘셉트를 잡았다. 단지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보행통로에 4개 정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상가가 위치하는 단지 바깥에 공원을 배치하고 옥상에도 공원을 조성한다. 이에 따라 단지 녹지 비율은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여로는 우선 49층짜리 주동 2동 옥상부에 전망대를 설치해 이 중 한 곳을 시민에게 개방한다. 단지 내부엔 남북으로 한강공원까지, 동서로는 잠실나루역까지 이어지는 공공보행로를 조성한다. 보행로 주변에는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안과 관련해 다음달 주민 협의를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 정비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장미아파트는 잠실대교 건너편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잠실 재건축 '투톱'으로 주목받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4월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계위를 통과하며 잠실 한강변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이 단지는 잠실역 주변 복합시설 용지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돼 사업성을 높였다. 준주거지역에는 70층 높이 랜드마크 2개 동과 56층 높이 1개 동이 지어질 전망이다. 정비계획안에 따라 3930가구가 6491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변모할 예정이다. 장미와 비교해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가구 수가 1000가구 이상 많은 셈이다. 이는 잠실주공5단지 용적률이 138%로, 180~190%인 장미1·2·3차보다 낮은 데서 기인한다.

사업 속도는 잠실주공5단지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계위를 통과했다는 측면에서 현재까지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장미아파트는 서울시가 초기부터 정비계획을 함께 짜는 신속통합 '기획' 방식이 적용됐다는 측면에서 향후 심의에서 속도가 붙어 최종 입주가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미아파트가 한강변에 더 길게 접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잠실주공5단지에 비해 한강변에 더 길게 접하고 있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가 더 많다는 점이 장미아파트의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잠실주공5단지는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역세권인 동시에 한강변이라는 이점을 갖췄다. 이에 현재 가격대는 잠실주공5단지가 더 높게 형성됐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26억77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초보다 가격이 2억원가량(11.5%) 뛰었다.

장미아파트(1차)는 전용 82㎡ 매매 계약이 20억원 선에서 체결돼 올 초보다 5000만원(2.5%) 올랐다. 투자자들은 두 단지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갭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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