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추기는 SNS 자해 인증사진 난무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6. 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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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심한 따돌림을 견디지 못한 이설아 양(16·가명)은 유리 조각으로 손목을 긋는 자해를 하다가 최근 응급실로 실려갔다.

상습적인 자해는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것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떠다니는 자해 인증 및 자살 관련 정보다.

자해 인증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자살 방법을 공유하거나 동반 자살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섬뜩한 글마저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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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삭제조치는 27% 그쳐

◆ 백신 필요한 '자살 전염병' ◆

학교에서 심한 따돌림을 견디지 못한 이설아 양(16·가명)은 유리 조각으로 손목을 긋는 자해를 하다가 최근 응급실로 실려갔다. 중학교 1학년 때 자해를 경험한 이양은 괴로운 일이 떠오를 때마다 자해를 시도했다. 이양이 지난 2년간 자해를 한 횟수만 9차례에 이른다. 사실상 중독에 가깝다. 그에게 자해는 현실에서 도피하는 출구이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절망의 몸부림이다. 그는 상습적 자해가 언제 자살로 이어질지 몰라 두렵다고도 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자해를 하다가 치료받은 후 퇴원한 환자는 2022년 기준 청소년(13~18세)이 인구 10만명당 64명으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52명)은 물론 19~64세 청장년(32명)보다도 높은 숫자였다.

상습적인 자해는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것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떠다니는 자해 인증 및 자살 관련 정보다.

매일경제 취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살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자 자살을 부추기는 게시글이 무더기로 등장했다. 유서와 수면제 수십 알을 찍어 자살을 암시하는 사진도 눈에 띄었고 번개탄 등 자살을 위한 도구를 판매한다는 유해 정보 또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자해 인증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자살 방법을 공유하거나 동반 자살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섬뜩한 글마저 올라오고 있다.

이서연 양(17·가명)은 "SNS에서 서로 메시지를 보내며 빨리 죽자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며 "익명의 사용자가 전화번호를 넘겨주며 동반 자살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자살을 부추기는 유해 정보를 올려 신고된 것만 23만4064건(2022년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삭제가 완료된 것은 27%인 6만4213건에 그쳤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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