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서 뜨는 한국어에 세종학당 인재들 취업성공 잇따라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3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학당 혁신포럼에서 각국 세종학당 학생들이 '한국어로 여는 꿈의 길'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2024.06.03.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서울=뉴스1)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서울 서초구 세종학당재단을 방문해 세종학당 출신 유학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문화체육관광부와 세종학당재단이 중남미 지역의 한국어 학습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쿠바 아바나에 세종학당(이하 학당)을 열었고, 하반기엔 칠레에 거점 학당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지 학당 출신 인재들이 한국어를 무기로 경쟁력을 갖춰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칠레 센트럴대학교 비교한국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자니스 따삐아는 산티아고 학당에서 수강했다. 지난해 한국학 연구로 칠레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2018년 센트럴대에 한국학 석사학위가 개설된단 소식을 듣고 도전했던 그는 번역본이 아닌 한국어 자료를 직접 보고 싶었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산티아고 학당이 있단 보를 듣고 찾아와 연구와 한국어 공부를 병행해왔고, 앞으로 한국학의 학문적 성장에 기여하고 싶단 포부를 밝혔다.

엘살바도르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는 빌마 카리나 오세게다 토레스는 2019년 산살바도르 세종학당을 찾게 됐다. 그가 수업을 하는 '무덕 태권도장'에는 8세부터 50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한국어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중계화면에서 태권도 경기를 처음 보고 매료된 그는 대학 입학 후 한국인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웠다. 하지만 한국어 용어가 낯설고 어려웠고 한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엘살바도르에서 한국어 교육기관을 찾기 어려웠다. 드라마로 한국어를 익히던 그는 산살바도르 학당이 개설되자 제대로 한국어를 학습하기 시작했다.

포스코 인터내셔널 콜롬비아 지사에서 근무 중인 보고타 학당 출신인 안지 페레스는 한국어를 기반으로 국제 중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도 한국기업 취업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만 가능하다. 한국 기업 취업이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했던 그는 특히 학당을 다니며 꾸준히 한국어를 공부한게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포르투갈어 선생님이 꿈이었던 브라질의 스테파니 아후다 비에이라는 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진로가 바뀌었다. 본인이 공부하러 다녔던 주브라질한국문화원에서 지난해 4월부터 행정직으로 근무하며 K-팝 및 소셜미디어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2017년 한류팬인 고등학교 친구를 따라 문화원에서 운영되던 학당을 찾게된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며 한국문화에 빠져들었다. 5년 간 꾸준히 다니며 1~8급까지의 과정을 수료했고, 주한브라질대사관 외교관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는게 새로운 꿈이다.

에콰도르의 한국 대사관에서 지난해 8월부터 한국문화 행사 및 학술 행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셸 수아레스도 학당을 다녔다가 진로가 결정됐다. 2020년부터 에콰도르 키토 학당에서 공부하면서 대사관에서 3년간, 현지 젊은이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K-서포터스'로 활동했다. 학당에서 '한강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고 놀랐던 순간이 생생하다는 그는 한국어를 배워 한국이 전쟁의 폐허 위에 선진국을 건설해냈단 놀라운 얘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에콰도르의 한국 대사관에서 지난해 8월부터 한국문화 행사 및 학술 행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셸 수아레스/사진= 세종학당재단

정호현 쿠바 아바나 세종학당장은 "기존 중남미 학당 출신 학습자들만큼 우수한 인재들이 쿠바에도 많이 있다"며 "학당의 우수한 교재 등 학습용 콘텐츠와 다양한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아바나 출신 우수사례가 소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