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발언 논란 의협회장, 사과 의향 묻자 "표현의 자유"

정심교 기자 2024. 6. 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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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부터 "미친 여자"라고 저격당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임현택 의협 회장을 공개석상에 세웠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가 국회 본관 601호 복지위 회의실에서 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강선우 위원은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현택 회장을 향해 "참고인 발언대 자리로 와달라"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

이날 강선우 위원은 "사과할 생각 없느냐" 물었고, 임현택 회장은 "미친 여자라고 언급한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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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입법청문회에서 강선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이 임현택(왼쪽) 대한의사협회 회장에게 과거 '미친 여자'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는지 묻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부터 "미친 여자"라고 저격당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임현택 의협 회장을 공개석상에 세웠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가 국회 본관 601호 복지위 회의실에서 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강선우 위원은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현택 회장을 향해 "참고인 발언대 자리로 와달라"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 강 위원은 "나를 기억하시냐"고 물었고, 임 회장은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어 강 위원은 "나를 향해 '미친 여자'라고 공격했는데,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임현택 회장은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고 답했다.

임현택 회장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던 지난 2021년,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었던 강 위원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 정지'를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반발해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대한의사협회 등을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명백한 협박"이라고 밝히며, "국민에게는 살인자도, 성범죄자도 아닌 의사에게 진료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까지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형기만 마치면 환자를 진료할 수 있었다. 직무 관련 범죄가 아니면 사람을 죽여도, 강도를 저질러도, 성폭행해도 괜찮았다. 이게 정상이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페이스북에 강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 '미친' 여자가 전 의사를 지금 "살인자, 강도, 성범죄자"로 취급했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이 여자는 참 브리핑할 때마다 어쩜 이렇게 수준 떨어지고 격 떨어지는 말만 하는지... 이 여자 공천한 자는 뭘 보고 공천한 건지.. 거참..."이라며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덧붙였다.

이날 강선우 위원은 "사과할 생각 없느냐" 물었고, 임현택 회장은 "미친 여자라고 언급한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2021년 임현택 당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SNS에서 강선우 의원을 저격한 글. /사진=임현택 회장 페이스북

이어 강 위원은 "최근에도 창원지법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인가'라 하는가 하면 '조규홍 말 믿느니 김일성 말 믿겠다'라고 하거나 박민수 차관과 대통령실 사람들을 '십상시'(십상시는 중국 후한 말 영제 때 권력을 잡은 환관들을 부르는 말)라 표현했다"며 "가히 '막말 청문회', '막말 폭격기'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본인 언행에 상처받았을 국민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 묻자, 임현택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서 서미화 위원은 깨진 유리창에 피부가 찢긴 발달장애 환자가 응급실 27곳에서 진료를 거부당하며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사례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서 위원은 임 회장에게 "이런데도 계속 파업할 거냐" 물었고, 임 회장은 "이 사태의 본질은 전공의·의대생에게 의료를 이런 식으로 개혁하면 자신들의 미래가 없다는 메시지를 정부가 줬기 때문에 병원을 떠날 수밖에 없던 환경을 복지부가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미래가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그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는 효율적이고, 적은 비용을 들이고, 의사들의 희생으로 겨우 유지돼왔다"며 "그 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의료를 망친 건 복지부 장·차관"이라고 언급해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을 저격했다.

파업에 대해 임 회장은 "복지부가 해외는 의사들이 파업하는 사례가 없다고 거짓말하지만, 파업은 의사 기본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가 의사들을 범죄자·노예 취급했다. 나도 압수수색을 2번이나 당했고 10시간 가까이 경찰조사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부와의 정상적인 대화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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