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수억 원 합의금 요구" 주장에 고소인 "2차 가해"(종합)

이종재 기자 2024. 6. 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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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 측 "지속된 학대 참다가 용기"…손흥민 친형 등 코치 2명도 조사
손 감독 "논란 일으켜 송구, 고소인 주장 진실과 다른 부분 많아"
경기 지켜보는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자료사진)/뉴스1 DB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과 코치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이들을 고소한 유소년 선수의 부모가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피해 아동 측은 “손 감독이 아무런 사과도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조건을 제시해 분노에 찬 표현이었을 뿐, 합의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며 “이는 2차 가해”라고 즉각 반박했다.

◇“수억 원 합의금 요구” vs “분노의 표현, 모함은 2차가해”

26일 손웅정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훈련 시 한 차례 이뤄진 소속 코치의 체벌에 관해 고소가 이뤄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이후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다. 다만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해 아동 측은 즉각 반박했다. 피해 아동 측 류재율 변호사는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고, 피해자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모함하고 있다. 이는 2차 가해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합의금에 대해서는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연락도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 ‘언론에 절대 알리지 말고 비밀을 엄수할 것’, ‘축구협회에 징계 요구를 하지 말 것’ 등 3가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며 “이런 태도에 너무나 분노한 피해자 측이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이고,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피해 아동 측은 아카데미에서 세 차례에 걸쳐 요구한 합의를 모두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 측에서 사건 발생 후 촬영한 멍자국.(피해 아동 측 제공)/뉴스1

◇손 감독과 코치 등 3명 검찰 송치…“폭행 코치 중 1명은 손흥민 친형” 이 사건은 지난 3월 피해 아동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A 코치로부터 허벅지 부위를 코너플래그로 가격당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며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피해 아동이 해바라기센터에서 한 진술에 따르면 여기서 아동이 말하는 A 코치는 손흥민의 친형이다.

진술 내용에는 당시 해당 코치가 훈련 도중 실수한 아동을 엎드리게 한 뒤 허벅지를 코너킥 봉으로 때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피멍이 든 아동에게 “너 잘못 때렸다”며 웃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피해 아동은 해바라기센터 진술에서 “입단해서 1~2개월 지나서는 욕을 심하게 한다. 올해 1‧2월은 그냥 욕을 거의 다 들은 것 같다”고 했다.

이밖에도 “3월 7일에 일본 가고 나서 패스 게임을 하다 실수로 못 올렸다고 손웅정 감독님한테 욕을 좀 먹었다. ‘야 XXX야. 잘 살피라고 XXX야’ 하면서 목을 잡고 밀어냈다”라고도 진술했다.

훈련에서도 헤딩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코치가 ‘XXX야, 뭐하냐. 야 이 XX새끼야. 너도 오늘 집에 가. 꺼져. 죽여버린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피해 아동 측은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의 숙소에서 한 코치가 엉덩이 6대, 꿀밤 4대, 구레나룻을 3번 잡아당기는 등 갑자기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웅정 감독과 코치 등 3명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이며, 신속히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SON아카데미 감독이 지난 4월 20일 강원 강릉강남축구공원 1구장에서 열린 SON아카데미U15와 평창유나이티드U15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2024.4.20/뉴스1 ⓒ News1 한귀섭 기자

◇“고소인 주장 진실과 달라” vs “지속된 학대 참다가 용기 내” 류 변호사는 “피해 아동은 한 번의 학대 행위로 이 사건을 신고한 것이 아니다. 손아카데미에 입소해 부모로부터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지속해서 이뤄진 학대 행위를 참고 또 참다가 이 문제를 용기 내 알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선수를 꿈꾸는 피해 아동 측 입장에서는 손 감독과 손아카데미는 너무나 큰 권력이고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피해 사실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정도였고, 끝까지 아무런 사과도 없는 손 감독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손 감독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먼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이런 논란을 일으키게 된 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단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없고,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생각 또한 없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했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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