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공중폭발…軍, 대북확성기 끄고 대규모 포사격

김인한 기자 2024. 6. 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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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北 탄도미사일 발사, 휴전선 침범, 오물풍선 살포 등으로 한반도 긴장 고조
북한이 지난달 30일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초대형 방사포 사격을 진행한 모습.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 / 사진=뉴시스


한반도 긴장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는 물론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침범, 오물풍선 살포 등 도발 행위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약 7년 만에 연평도·백령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대규모 포사격을 감행했다.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은 일단 시행하지 않고 북한의 행위를 더 지켜보고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새벽 5시3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이 약 250㎞를 비행하다 공중폭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과정일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올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는데 한 번 시험비행 했다고 다 성공하는 게 아니어서 전력화 전 여러 번 시험하는 과정으로 본다"고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5(시속 6120㎞) 이상으로 비행하는 미사일로, 평양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는 데 약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북한은 지난 1월 15일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IRBM'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러시아와 군사동맹 맺고 연일 도발 무리수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북한군의 대규모 이동 모습. / 사진=합동참모본부

북한은 지난 19일 러시아와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조약 제4조에는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는 경우 타방은 지체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사실상의 군사동맹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조약 체결 직후였던 지난 20일 낮 11시쯤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침범했다. 북한군의 휴전선 침범은 이번달에만 3차례 자행됐다. 북한군은 휴전선 일대에서 지뢰매설 등의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현재도 MDL 인근에서 북한군 수백명이 각종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MDL 인근에서 북한군이 지뢰매설 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군은 이날 확성기 방송을 시행하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행위를 더 지켜보고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군 당국은 지난 9일 북한의 3차 오물풍선 살포 후 6년 만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현재 군이 보유한 확성기는 고정형 24개, 이동형 16개 등 약 40개로 즉각 방송이 가능한 상태다.

9·19 군사합의 '족쇄' 풀린 해병대, 자주포·미사일 290발 실사격

26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도의 한 해병대 포 사격훈련장에서 K-9 자주포가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우리 군도 군사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해병대는 이날 연평도·백령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K239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전력을 운용해 가상의 적에 대해 총 290여발의 사격을 감행했다. 관련 훈련은 2017년 8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번 훈련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이 전부 정지되고 시행되는 첫 실사격 훈련이기도 하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남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실제 훈련 등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합의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관련 합의를 이미 일방 폐기했고 우리 정부도 지난 4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관련 합의를 모두 효력 정지했다.

군사합의는 그동안 우리 군의 '족쇄'로 작용했다. 해병대는 그동안 관련 합의 이행 차원에서 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연평도·백령도 등에서 배를 타고 육지까지 나왔다. 훈련장 거리만 약 130㎞에 달했다. 포사격 훈련을 한 번 하기 위해 왕복 20시간, 약 20억원에 달하는 시간과 비용을 썼다고 한다. 무엇보다 실제 전장과 맞지 않는 지역에서 훈련하면서 대비태세 점검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실사격 훈련을 계기로 북한의 도발에 철저한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 군은 이날 훈련 이후에도 정례적인 해상사격훈련을 통해 해병대 화력운용능력 향상과 군사 대비태세의 완전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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