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구애중 나경원·원희룡만 안은 홍준표…한동훈 "계파 기준 참 후지다"

한기호 2024. 6. 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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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빅 3'가 당 텃밭인 영남권을 공략한 가운데 당심(黨心) 구애를 위한 이슈 선점, '잠룡'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관계 온도차로 이목을 끌었다.

나 후보와 식사했던 홍 시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으로 "북핵해법은 남북 핵균형정책 뿐"이라며 나경원표 핵무장론과 보조를 맞췄고, 이날은 "여당 대표의 첫째 조건은 정권과의 동행"이라고 밝혀 '당정 동행' 구호에도 사실상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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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연일 '핵무장' 피력하며 PK행, 元 "이재명 처넣어" TK서 강경발언
羅 독대했던 홍준표, 元 반갑게 포옹…TK행 앞둔 韓 만남은 2차례 거절
대결 과열 속 韓 "洪 싫다면 뵙기 어려워…친소관계로 계파? 후지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주자 중 26일 부산에서 박형준 부산광역시장과 만난 나경원 후보, 대구를 찾아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만나 포옹하는 원희룡(가운데 사진 우측) 후보, 국회에서 의원 보좌진 방문 인사 중인 한동훈 후보.<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국민의힘 당권주자 '빅 3'가 당 텃밭인 영남권을 공략한 가운데 당심(黨心) 구애를 위한 이슈 선점, '잠룡'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관계 온도차로 이목을 끌었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는 26일로 이틀째 '한국 자체 핵무장론'으로 치고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 글로 "나경원의 핵무장 고민은 세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 △핵무기 영구 보유가 아닌 북한과 핵군축 대화를 통한 비핵화 △핵무기 단기간 내 개발 준비 실천 등을 당론화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또 이날 PK(부산·경남)로 향해 박완수 경상남도지사와 오찬,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면담 등에 나서 텃밭 당원 표심을 챙겼다. 도중 경남도의원들과 간담회에서 그는 "대통령 성공 못 하면 재집권 못한다. 친윤(親윤석열)·친한(親한동훈) 프레임에 갇히지 말자"며 "제가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나 후보는 지난 21일 TK(대구·경북) 광역단체장을 연이어 만난 바 있다. 나 후보와 식사했던 홍 시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으로 "북핵해법은 남북 핵균형정책 뿐"이라며 나경원표 핵무장론과 보조를 맞췄고, 이날은 "여당 대표의 첫째 조건은 정권과의 동행"이라고 밝혀 '당정 동행' 구호에도 사실상 호응했다.

이는 대권경쟁자군인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친윤 진영의 원희룡 당대표 후보를 맞았지만, 한 후보의 면담 요청은 두차례 거절했다. 그는 "지난 25일 만나러 오겠다는 걸 여러 사람을 통해 연락이 왔지만 안 만났다. 만날 이유가 없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대권경쟁자가 될 수 있는 원 후보이지만 홍 시장은 반갑게 안으며 친윤·반한(反韓) 연대를 시사했다. 그는 "당을 오래 지키고 당을 아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한다"며 원 후보를 추어올리고, 한 후보에 대해선 "총선에 비상대권을 줬는데 쫄딱 망했다"며 "표를 주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지지층을 싸잡아 비판했다.

원 후보는 지난 25일 경북 구미시 당협 간담회에선 "우리 당원과 국민이 제일 답답한 것은 대통령을 뽑은 지 2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을 (감옥에) 처넣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재명 유죄 판결'을 받아내는 게 "당대표의 첫번째 할일"이라고 주장하며 선명성 경쟁 시동을 걸기도 했다.

같은 날 나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개딸'로 추정되는 이 전 대표 추종자들이 이 전 대표 변호사비가 만만찮아 걱정된다며 '책이라도 사주자' 했다고 한다"면서 "총선 공천마저도 대장동 변호인들한테 수임료처럼 나눠준 이 전 대표 아닌가. 그의 변호사비 걱정만큼 쓸데없는 게 세상 천지에 없겠다"고 가세했다.

한 후보는 앞서 '형사피고인 대통령 당선돼도 금고형 시 재선거' 헌법 84조 해석으로 이 전 대표를 겨눴다. 이날 TK 출신 의원 보좌관과 지역언론 모임인 '보리모임' 주최 만찬 참석으로 텃밭 공략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후보는 국회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의 면담 거절에 "본인이 만나기 싫다고 하니 뵙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내 '친한-반한 구도'에 대해선 "정치인 친소관계가 계파의 기준이 되는 건 참 후지다"고 일침했다. 그는 "국민연금, 브렉시트 등 어떤 정책의 찬반을 가지고 계파가 나뉘는 건 가능하지만 누구랑 친하다, 아니다가 국민들에게 뭐가 중요한가"라며 "굳이 말하자면 우리는 친국회, 친국민, 친국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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