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코리아 파이팅’...태극전사 “바닥 치고 올라간다”
금메달 5개 종합 15위 목표 유효하지만
"종목별 상승세 타고 있어, 그 이상 가능"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의 선수단이 확정됐다. 지금까지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태극 전사는 21개 종목 140명에 불과하다. 이달 말 육상 랭킹에 따라 2명이 추가 선발되고 최대 142명이다.
적은 선수단으로 인해 파리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 15위로 낮춰 잡았지만 선수단은 그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20 도쿄 대회 양궁 종목에서 국민들에게 통쾌한 ‘코리아 파이팅’을 들려줬던 궁사 김제덕은 파리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특유의 힘찬 파이팅을 다시 한 번 외치며 선수들의 사기를 드높였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금메달 5개로 종합 15위 목표를 유지한다"면서도 "마무리 훈련이 잘 되면 그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재근 선수촌장도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지도자와 회의하면서 느낀 점은 종목마다 굉장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바닥 치고 올라간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100년 만이자, 세 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은 7월 26일(현지시간) 성대한 막을 올린다. 선수단은 7월 9일 결단식을 갖고 선발대가 11일, 본진은 20일에 결전지 파리로 향한다.
대한체육회는 2012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파리 인근 프랑스 군사시설에 베이스캠프를 차려 선수들의 시차 적응과 훈련을 돕는다. 급식 지원 센터도 차려 한식도 제공한다. 더위에 대비해서는 친환경 특수 냉매제를 활용한 쿨링 재킷과 쿨링 시트를 제작해 선수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은 양궁, 펜싱, 태권도, 배드민턴, 사격 등이다. 직전 도쿄 대회에선 양궁에서만 4개가 나왔고 펜싱과 체조에서 1개씩 수확했다. 종합 순위는 금메달 6개로 16위에 자리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금 9개·8위)보다 8계단이나 떨어졌다. 이번 대회 역시 쉽지 않을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선수들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소 3개 금메달을 목표로 잡은 양궁 대표팀의 김제덕은 "도쿄 때 10대였는데, 이제는 20대로 올림픽 무대에 나간다"며 "사상 첫 남자 단체전 3연패가 큰 목표"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트레이드 마크인 '파이팅'에 대해선 "이번에도 경기 중에 크게 외치겠다"고 약속했다. 홍승진 양궁 대표팀 총감독도 "(선수단에서) 양궁 금메달을 3개로 예상했던데, 그 정도는 무난하다"고 자신했다.
한국 수영은 황선우와 김우민 등 ‘황금 세대’를 앞세워 박태환 이후 첫 금빛 역영에 나선다. 수영 대표팀 간판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땐 막내였지만 지난 3년간 많은 경험을 쌓았다”며 “파리에서 그 경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치러졌던 도쿄 대회와 달리 유관중으로 진행되는 건 긍정적으로 여겼다. 그는 “팬들이 빼곡하게 관중석을 채울 텐데, 난 관중이 있을 때 힘이나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올림픽에서 성적이 저조한 라켓 종목은 파리에서 반등을 노린다. 배드민턴 혼합 복식과 남자 복식 두 종목을 뛰며 금메달 2개를 바라보고 있는 서승재는 “런던올림픽 이후 (메달권) 성적이 없다”며 “선배들의 대를 이어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남은 30일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신유빈과 함께 탁구 혼합 복식에 출전하는 임종훈은 “혼합 복식이 메달을 딸 확률이 높다”며 “탁구가 12년 동안 메달이 없는데, (신)유빈이와 고민하고 연구하는 만큼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장미란’으로 꼽히는 역도의 박혜정은 “첫 올림픽이라 많이 떨린다”며 "메달권에는 꼭 들어가려고 코치님, 감독님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올림픽에 나가는 남자 체조의 김한솔은 “앞선 올림픽에서 미숙하기도 했고, 실수도 많았다”며 “이제는 노련함으로 실수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유도의 김하윤은 “세계선수권에서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올림픽도 기대해도 좋다”고 했고, 태권도의 박태준은 “어릴 때부터 바라봤던 올림픽 무대에서 첫 출전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다짐했다.
진천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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